부여의 마을 골목에서 만난 ‘비밀의 정원’들[김선미의 시크릿가든]
백제의 옛 도읍, 충남 부여. 고대의 기억을 끌어안은 부여의 골목길을 걷다가 어쩌면 역사보다 조용히 빛나는 풍경과 마주쳤다. 마을마다, 집마다 가꿔진 소박한 정원들이었다. 담장 아래 들꽃, 길가에 놓인 화분들…. 정성의 손길이 이룬 일상의 정원이었다.● 시간의 정원, 궁남지 궁남지(宮南池)는 이름 그대로 궁궐 남쪽에 조성된 연못이다. 백제 무왕이 634년 못을 파고 물을 끌어 섬을 띄우고 사방 언덕에 버드나무를 심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전해진다. 섬은 신선이 산다는 방장선산(方丈仙山)을 본떠 조성됐다. 궁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궁남지는 1960∼1970년대 복원 공사를 통해 다시 태어났다. 가운데 인공섬에는 ‘용(龍)을 안았다(抱)’는 뜻의 포룡정(抱龍亭)이 있다. 정자 현판은 1971년 부여 출신인 고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가 썼다. 1400년 정원의 시간을 품은 궁남지를 천천히 걸었다. 한여름 연꽃으로 이름난 곳이지만 버드나무 아래 찔레꽃 향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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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