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지옥에서 벗어나는 방법[내가 만난 명문장/구병모]
“살아 있는 사람들의 지옥은 미래의 어떤 것이 아니라 이미 이곳에 있는 것입니다.”―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중실은 이 뒤로 이어지는 문장들이 진짜다. 현존하는 지옥에서 벗어나는 두 가지 방법을 말하는 구절이 나오기 때문이다. 단테 이후로 우리는 지옥이란 ‘이곳에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리라’는 장소임을 익히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옥은 증오, 차별, 기후변화, 전쟁 등 여러 이름을 갖고서 도처에 존재한다. 어쩌면 지옥이 일상의 일부인 셈이다. 그런데 거기서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고? 그것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다. 주로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행위로써.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며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는 마음으로써. 그건 지구의 시각에서 보면 달팽이가 한 걸음 앞으로 전진하는 정도로밖에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선한 마음을 갖고 다정한 온기를 나누고 싶어도 인류 문명사에서 언제나 대립과 약탈이 큰 비중을 차지해 왔으며 그것이 생존과 진화의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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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