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조종엽]인간의 폐허 위에 쌓아 올린 AI의 바벨탑을 바라는가
“1716년, 경빈 박씨가 사사(賜死)된 해다. 궁궐이 난리가 났다. 22세의 연잉군(영조)이 갑자기 궁녀를 협박했다. ‘너희들이 감히 우리 엄마를!’ 왕자가 궁궐에 불을 지르려다 걸렸다. 승정원일기 숙종 42년 6월 6일 기사엔 ‘대놓고 슬퍼하다가 미쳐 날뛰며 불을 지르려 했다’ ‘潛邸之時 因悼母之故 狂奔欲縱火’라고 나온다. 왕자는 몇 년 뒤 왕위에 올랐다.”‘한국사 실화(實話)’를 요즘 감성으로 풀어낸다는 한 유튜브 채널에 최근 올라온 쇼츠 동영상 줄거리다. 흥미를 자극하지만 이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역사와 들어맞는 건 연잉군이 1716년에 22세였다는 것뿐이다. 나머지는 ‘몽땅’ 틀렸다. 영조의 어머니는 숙빈 최씨다. ‘경빈 박씨’로는 각각 중종과 사도세자의 후궁이 있을 뿐이다. 승정원일기 해당일에도 저런 기사는 없다. 역사라기보다는 대중소설의 한 장르인 ‘대체역사’라고 불러야 마땅한 콘텐츠다. 이 유튜브 채널의 나머지 콘텐츠는 비록 흥미 위주의 야사가 섞이긴 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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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