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일우중 ‘고흥’감래[여행스케치]

20년 전 김훈 작가가 지인이 자그마한 집을 짓고 있는 전남 고흥군 바닷가를 찾았다. 바다를 등지고서 집을 보곤 “개집이구먼” 하던 김 작가가 돌아서 바다를 향했다. 이내 그가 말했다고 한다. “절경이다.” 기자가 고흥으로 향한 이달 15일, 봄비답지 않게 거센 비가 쉼 없이 내렸다. 어둡게 가라앉은 하늘 아래 둔탁한 빗방울들을 받아 끓며 넘치는 바다는 그 절경을 허락할까.● ‘섬이 산이고, 바다가 하늘이더라’ 쑥섬은 로켓 발사로 유명한 섬 외나로도에서 배로 2분 거리에 있다. ‘쑥 애(艾)’ 자를 써서 애도라고도 부르는데, 쑥이 많아서가 아니라 질 좋은 쑥이 나서 그렇다. 나로도여객연안터미널에서 우비에 우산까지 쓰고 12인승 배에 올랐다. 며칠 전 배가 증편돼 이제 두 척이 오간다. 나로도가 삼치를 주로 잡는 안강망(鮟鱇網·긴 주머니 모양 통그물) 어업으로 흥청대던 1970년대까지 쑥섬은 고흥에서 제일 부자마을이었다고 한다. 현재 12명밖에 살지 않지만 많을 때는 500여 명이 살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