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문병기]눈 떠 보니 쿠데타 공화국

“한국은 우리에게 반도체와 자동차를 수출하지만, 우리도 한국에 수출하는 것이 생겼다. 바로 계엄(martial law)과 쿠데타다.” 얼마 전 한 기업인은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를 방문했다. 쿠데타와 정치 불안이 반복되고 있는 이 국가의 한 유력 정치인은 이 기업인에게 비상계엄 이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묻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기업인은 “농담이었겠지만 비상계엄이 한국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바꿨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라고 했다.극단화된 정치 보여주는 쿠데타 낙인찍기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발동한 지 165일이 지났다.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판결로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계엄 사태의 파장은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의 불씨가 되고 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비상계엄이 촉발한 극단의 정치가 고착화됐다. 거대 양당은 헌법과 법률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법적 조치들을 쏟아내면서 매일 서로를 향해 ‘쿠데타 세력’이라고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