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노동자를 그린다는 것[이은화의 미술시간]〈368〉

인상주의 화가들은 역사나 신화가 아니라 자신들이 살던 시대의 풍경이나 사람들의 일상을 즐겨 그렸다. 잘 차려입은 중산층이나 발레리나 등이 인기 있는 소재였다. 그런데 귀스타브 카유보트는 달랐다. 도시 노동자를 그렸다. 왜였을까? ‘대패질하는 사람들’(1875년·사진)은 카유보트의 초기 대표작이다. 그림에는 파리 중산층 아파트 실내에서 세 명의 노동자가 바닥에 대패질하고 있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윗옷을 입지 않아 노동으로 단련된 건장한 몸이 그대로 드러난다. 오른쪽 탁자 위에는 이들의 목을 축여줄 붉은 포도주가 놓여 있다. 파리의 부유한 상류층 출신인 카유보트는 원래 변호사였으나 화가가 되기 위해 뒤늦게 국립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아카데미 화풍에는 금세 싫증을 느꼈다. 카유보트는 대상을 미화하지 않고 현실을 보이는 그대로 그리고자 했다. 전통적인 사실주의에 기반해 그렸지만 실험적인 인상주의 기법과 주제도 과감하게 받아들였다. 이 그림은 1875년 파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