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박원호]K-엘리트의 파산

작년 12월 비상계엄 선포에서 시작돼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이어진 정치적 국면이 이제는 다섯 달째로 접어든다. 대통령 궐위선거를 치르게 될 6월 3일이 지나더라도 어쩌면 상당히 오랫동안 우리는 그 자장(磁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본인은 물론이고 관련자들에 대해 수년 동안 다투게 될 형사적 절차가 어떤 결론에 이를 것인지, 또한 새롭게 구성될 정부가 어떤 정치적 청산 과정을 치를 것인지에 따라 한국 정치의 미래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는 점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거시적인 맥락에서, 나는 계엄이 우리 사회에 미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꼽으라면 단연코 ‘K-엘리트’의 파산을 꼽겠다. 서울대를 졸업했고 어려운 국가시험을 합격한, 그리고 일선에서 오랜 기간 전문적인 경험을 쌓았던 검사, 판사, 관료들이, 통상 우리 공동체의 운명을 믿고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해 왔던 소위 ‘K-엘리트’들이, 생각보다 훨씬 무능하거나 이기적이고, 심지어 공동체에는 해악을 미칠지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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