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막창과 곱창
양구이나 양곱창구이를 양(羊)고기를 구워 먹는 것으로 안 적은 없는지. 한자어 양(羊)에 이끌려서인데 그렇지 않다. 여기서 ‘양’은 소의 위(胃) 가운데 하나를 말한다. 소는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이어서 위가 4개다. 첫 번째 위는 ‘혹위’ ‘반추위’, 두 번째는 ‘벌집위’, 세 번째는 ‘천엽(千葉)’ ‘처녑’ ‘겹주름위’ ‘중판위’, 네 번째 위는 ‘추위’ ‘주름위’라고 한다. 보통 익히지 않고 날로 기름장에 찍어 먹는 처녑, 천엽 등 익숙한 낱말도 있지만 대부분 생소하다. 그런데 가만, 정작 입길에 자주 오르는 ‘막창’은 보이지 않는다. 많은 이가 막창을 ‘마지막 창자’라고 생각해 ‘소의 대장’으로 알지만 막창은 ‘소의 네 번째 위’다. ‘홍창’이라고도 한다. 또 있다. 사전은 ‘양’을 ‘소의 위(胃)를 고기로 이르는 말’이라고 뭉뚱그려 놓았지만 언중은 첫 번째 위를 가리키는 말로 쓴다. 처녑과 천엽의 언어세력을 인정해 복수표준어로 삼은 것처럼 막창과 홍창도 표준어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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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