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황해도의 사립 해주유치원 제11회 졸업기념. 크리스마스실 운동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했던 셔우드 홀(Sherwod Hall·선교사이자 의사)의 부인 홀 여사가 원장으로 있던 서구식 유치원이었다고 한다.

6·25전쟁 이후 죽마고우였던 원우들은 남과 북으로 헤어지거나 세상을 버렸다고 한다. 당시 군의관으로 종군했던 아버지(홍성문·73세·맨뒷줄 왼쪽 두루마기차림)는 인민군 장교로 내려왔다가 포로가 된 원우 이○민이 무슨 사연이 있어서인지 포로분류심사때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줄에 선 것을 알고 몹시 슬펐다고 한다.

아버지는 서울대의대를 졸업한 것보다 해주유치원 다닌것을 더 자랑스럽게 생각하신다. 지난 여름 해주지방이 큰 수해를 당했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굶주림에 시달릴 일가친척들을 직접 도와주지 못함을 못내 아쉬워하면서, 아버지는 색 바랜 사진첩을 들췄다.

홍은영<42세·주부·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 위의 사진은 동아일보 '뉴스플러스'에 실린것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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