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글마당:그리운 얼굴]



32년 전인 1964년 10월3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아버지의 고향집 안마당에서 찍은 사진이다. 할아버님(우광진)의 환갑을 맞아 나란히 상을 받으신 할머니(김영운) 뒤로 일가친척들이 늘어섰다. 왼쪽부터 나란히 세분은 고모들이고 아기를 안은 당숙모님, 그 옆은 큰고모다. 그 옆으로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삼촌(우대훈), 아버지(우익훈), 그리고 당숙과 큰고모부이시다. 당시 아버지가 꼭 지금의 내 또래이다보니 나는 물론이고 어머니나 동생이 끼여있을리 없지만, 그래도 조금쯤은 섭섭한 사진이다. 그 사이 할아버님 할머님은 세상을 떠나셨고 친척들은 안동으로 부산으로 서울로 흩어져 자주 만날수 없다면서, 아버지는 때때로 뒤에 서 있는 병풍에 든 사군자조차 하얗게 바랜 사진속의 그 옛날을 그리워하신다. 우남길<15세·서울 양천구 목6동>
♣ 위의 사진은 동아일보 '뉴스플러스'에 실린것을 전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