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3월, 휴전 직전의 더없이 어려웠던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앞줄 맨 오른쪽)께서 충남 논산의 노성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시 던 때의 흔적이다.

아버지와 평생의 지기셨던 최도명목사님(앞 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은 『한 겨울에도 검정 고무신이 고작이고, 꽁보리밥 먹고 잔디뿌리 캐서 불쏘시개 삼던 시절이었지만, 농촌운동 한다는 열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당시 를 회고하신다.

교사들의 면면도 시골학교로서는 상당했던 것 같다. 아버지(수학·연희전문 출신)로부터 왼쪽으로 윤석헌선생(공민·보성전문 출신), 최도명선생(역사·평양신학 출신), 성함은 잊었지만 육성회장, 국어교사(와세다대 출신), 영어교사, 과학교사 등이었다고 최목사님은 설명하신다.

45년전의 이 낡은 흑백사진 한장에서 묻어나 는, 어려운 시절의 올곧은 기품과 기백이 더없이 부럽고 아쉽다.

김경희/ 34세·서울 은평구 불광동

♣ 위의 사진은 동아일보 ‘뉴스＋’146호에 실린것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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