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현장

더 이상의 콤비는 없다!

정우성 & 이정재의 호흡맞추기

우리나라 영화계를 이끌어갈 두 남자, 정우성과 이정재의 영화속 만남. 그야말로 꿈같은 얘기. 오랜만에 지상에 나온 정우성, 찐~한 영화 찍느라 정신없는 이정재, 빨리 만나보자구!

●글/이정아기자 ●사진/신석교기자

지난 8월10일, 서울의 모처에서 열린 김성수 감독의 새영화 ‘태양은 없다’ 제작발표회장. 수많은 기자들이 주인공 나타나길 애타게(?) 기다렸다. 예정된 시간 30분이 지난 후 헐레벌떡 두 남자가 달려 들어왔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정우성과 영화배우로 주가상승중인 이정재. 한동안 얼굴 보기 힘들었던 인물들이다.

밝은 그레이 색상의 구치 수트에 검정 선글라스를 끼고 날렵하게 회견장으로 들어온 정우성은 여전히 건강해보였다. 오랫동안 활동을 쉬어서인지 약간 살이 붙은 것 빼고는 여전했다.

짧게 자른 보송한 머리와 잘 어울리는 블랙 수트로 한껏 멋을 낸 이정재도 건강해 보였다. ‘정사’의 막바지 촬영에 쉴 틈이 없을텐데도 웃음만은 여전히 피곤을 모른채 매력적이었고. 이 날 둘은 약간의 술냄새를 날리며(?) 부은 눈을 감추려 애썼다. 며칠 전 고인이 된 선배 이병헌의 부친 상가에 다녀오는 길이었기에. 남자들의 의리로 여러 날을 꼬박 새운 터라 이런저런 신상이야기를 듣는 건 나중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고.

건널 수밖에 없는 청춘의 막막함을 그릴 영화

그들이 출연하기로 한 영화의 타이틀은 ‘태양은 없다’. 이미 흥행보증수표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정우성을 ‘진짜 영화배우’로 인정받게 만든 ‘비트’ 연출팀이 그대로 ‘태양은 없다’에 투입되었기 때문.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건 당연지사. 거기다 청춘스타 이정재가 가세되었을 뿐이다.

구성원의 변화는 미약하다. 그럼 영화의 내용은? 김성수 감독이 말하는 영화의 테마는 이런 것.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혼돈과 피로 속에 사는 요즘 아이들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하고싶은 것은 많지만 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은 젊은 날, 바로 그런 청춘에 관한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전망 없는 아이들, 혜택받지 못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이야기 자체보다 인물들에 집중 해주기를 바랍니다.”

이 영화에는 젊은 남자 둘이 등장한다. 한 번도 경기에서 이겨본 적 없는 삼류복서 도철(정우성)과 쉴 새 없는 거짓말과 약삭바르게 돌아가는 잔머리가 처세술인 홍기(이정재).

“도철은 할 줄 아는 것, 하고 싶은 것이 권투밖에 없는 사회부적응자입니다. 그나마도 펀치 드렁크 증상 때문에 포기해야만 하는 암담한 신세죠. 세상은 그에게 한 번도 동정심을 베풀지 않지만 그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 강한 사람입니다. 비록 링 위에서 목숨을 다하는 일이 있어도. 그런 면에서 아주 매력적인 인물이죠. 언젠가 꼭 해보고 싶던 캐릭터라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제가 맡은 홍기란 인물은 한마디로 부도덕하고 악한 인간입니다. 불륜현장을 덮쳐 협박금을 뜯어내고 친구 돈도 훔치는 그런 놈이죠. 그렇다고 아주 밉지만은 않아요. 그런 짓을 저지르는 것은 꿈이 있기 때문이죠. 15억짜리 빌딩의 주인이 되는 꿈…. 어쩌면 이 영화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인지도 몰라요. 마음에 드는 녀석입니다.”

한동안 손을 놓았던 권투에 다시 몰입하느라 정우성은 4kg이 감량될 정도고, 이정재는 온갖 악한이 나오는 영화를 보며 인물 창조에 애쓰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그들만의 스타일로 창조해낼 인물들을 기다리고, 보아주는 일 뿐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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