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브루흐
(1838~1920 독일)

브루흐의 음악에는 시종일관 흐린 날의 가을바람과 같은 애수에 넘친 분위기가 엿보인다. 북부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탓에 그곳의 우울한 기후가 반영되었던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나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콜 니드라이'처럼 현악기와 관현악을 위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독일과 영국 민요에서 영감을 얻어 가슴에 와닿는 아름다운 선율을 사용했으며 생전에는 합창곡으로 더욱 이름을 날렸다.

브루흐 '스코틀랜드 환상곡'

브루흐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국 작가 월터 스코트의 작품을 읽고 독특한 분위기에 매혹된 뒤 영국 여행때 수집한 스코틀랜드의 옛 민요 선율을 사용해 네 개 악장으로 된 이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작곡했다. 관현악과 바이올린 독주가 어울리는 환상적 협주곡이며, 하프가 부가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울하면서도 따뜻한 1악장과 3악장, 유쾌한 무곡의 2악장, 용맹한 분위기의 4악장으로 짜여졌다.

리하르트 스트라우스
(1864~1949 독일)

유럽 전통 시민사회가 현대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음악계를 대표하며 낭만주의 최후의 물결에 근대의 특징을 더한 작곡가가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였다. 그 결과 그의 음악에서는 '과열'의 느낌에 가까운 도취의 느낌을 엿볼 수 있다. 음악 가문에서 작곡계 신동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일찍 인정받았던 그는 오페라 외에 교향시 (문학 작품이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관현악곡)의 작곡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스트라우스 호른 협주곡 2번 E플랫장조

리하르트 스트라우스는 아버지가 명 혼 연주자였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이 악기의 느낌고 효과에 친숙했다. 그는 혼 협주곡을 두 곡 작곡했는데 1번이 18세 때의 작품인 반면 2번은 78세 때의 작품으로 무려 60년간의 시간적 간격이 있다. 1번이 청년다운 기개와 신선한 분위기를 띠는 반면 2번 협주곡은 더욱 완숙한 자유로움이 돋보인다. 씩씩하면서도 서정적인 1악장, 동경을 띤 2악장. 사냥 나팔을 연상케 하는 3악장으로 되어있다.

윌리엄 윌턴
(1902~1983 영국)

랄프 본 윌리엄즈와 에드워드 엘가의 맥을 잇는 영국음악의 전통을 벤자민 브리튼과 함께 20세기 후반에 부활시키려 시도한 대표적 인물이 윌리엄 윌턴이다. 영국 선배 작곡가의 전통과 프랑스 근대 '6인조'의 음악적 특징을 조화시킨 그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을 위한 협주곡 외에 오라토리오 '벨샤자르의 향연'을 비롯한 성악곡, '헨리 5세' '햄릿' 등의 영화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작곡했다.

윌턴 비올라 협주곡

윌턴의 비올라 협주곡 작곡과정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에서 엿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일화가 숨겨져 있다. 월튼은 지휘자 토머스 비첨으로부터 라이오넬 터티스라는 명 비올라 연주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협주곡을 작곡해 터티스에게 보냈지만 터티스는 '기술적으로 연주 불가'라는 답을 보냈다. 파울 힌데미트가 대신 비올라를 맡아 초연했고, 터티스는 작곡자에게 사과한 뒤 이 작품을 즐겨 연주했다. 3악장 형식.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1732~1809 오스트리아)

하이든은 모차르트와 더불어 빈 고전파를 대표하는 거장이자 베토벤을 앞장서 간 대음악가로 꼽힌다. 100곡 이상의 교향곡과 70곡에 가까운 현악4중주곡을 작곡하며 이후 두 세기 가까이 계속된 고전 낭만주의 기악양식을 정립했다는 점에서도 그의 중요성은 크다. 초기 잠시 격정적인 '질풍노도' 스타일의 작품을 쓰기도 했지만, 종종 쓸쓸한 표정이 깊이 깃들였던 모차르트의 음악에 비해 그의 작품은 대부분 밝고 쾌활하다.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

70년대 TV 퀴즈 프로그램의 시작 음악으로 쓰여 친숙한 이 작품은 하이든이 64세때 작곡한 그의 유일한 트럼펫 협주곡이다. 당시 빈 궁정의 호른 연주자 안톤 바이딩거가 반음을 연주할 수 있는 새 트럼펫을 개발해 이 악기의 성능을 시험할 용도로 작곡한 만큼 기술적인 화려함이 부각되고 있다. 화창한 1악장, 평화롭고 침착한 분위기의 2악장에 이어 자신감에 넘치는 듯한 유명한 3악장 알레그로로 끝을 맺는다.

로베르트 슈만
(1810~1856 독일)

슈만은 슈베르트로 시작되는 초기 낭만주의와 브람스 이후의 완숙한 낭만주의 사이에서 독일 오스트리아 음악의 전통을 전달한 중요한 작곡가다. 정신병으로 활동 불능 상태가 된 마지막 2년을 제외하고 44년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그는 4곡의 교향곡과 세 곡의 독주 협주곡, '시인의 사랑' 등 가곡집, '환상 소곡집' 등 피아노곡 등 독일 낭만주의 시와 소설의 향기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남겼다.

슈만 첼로 협주곡 A단조

이 곡은 슈만 생전에 연주되지 않다가 그가 죽은지 4년 후에야 진가를 인정받았다. 다른 낭만주의 협주곡들이 대부분 관현악과 독주 악기를 강렬하게 대립시키는 데 반해 이 곡은 반주부와 독주 악기가 물 흐르듯 이어지며 한쪽이 쉬는 부분이 적어 거의 함께 연주가 펼쳐지고 있다. 화려한 기교를 강조하지 않고 담담하게 첼로 특유의 고독한 느낌을 이어나간다. 세 개 악장이 쉼 없이 연주된다.

페르디난트 데이비드
(1810~1871 독일)

쇼팽, 슈만과 같은 해에 태어난 데이비드는 당대의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라이프치히 궁정 오케스트라에서 펠릭스 멘델스존의 보조지휘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멘델스존이 그의 유명한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를 그에게 헌정한 일화는 유명하다. 데이비드 자신도 두 곡의 교향곡과 한 곡의 오페라, 여러 곡의 가곡을 작곡한 작곡가였지만 낭만주의의 선구적 경향을 폭넓게 소화하기 보다는 보수적 경향의 작품들을 남겼다.

데이비드 트롬본 협주곡 E플랫장조

이 작은 협주곡은 트롬본을 위해 쓰여진 협주곡 작품중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곡으로 꼽힌다. 이 곡은 라이프치히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트롬본 연주도 했던 칼 크바이서의 위촉으로 쓰여졌다. 14분여의 짧은 곡이지만 트롬본이 표현할 수 있는 기교를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도록 짜여져 1832년 초연 당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오늘날에는 오케스트라의 트롬본 연주자 시험용 작품으로도 널리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