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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이민자 옥살이 ‘이철수에게…’ 선댄스영화제 상영

한인 이민자 옥살이 ‘이철수에게…’ 선댄스영화제 상영

Posted January. 25, 2022 08:06   

Updated January. 25, 202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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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백인들의 잘못된 증언으로 한국계 이민자가 살인 누명을 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미국에서 공개된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NBC뉴스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줄리 하, 유진 이 씨가 공동 제작, 감독한 영화 ‘이철수를 석방하라(Free Chol Soo Lee)’가 28일 제38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된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는 이철수 씨(1952∼2014)가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일어난 갱단 살인사건의 누명을 쓰고 복역하다 뒤늦게 무죄가 판명돼 10년 만에 석방된 이야기를 다룬다.

 사건 발생 당시 21세이던 이 씨는 백인 목격자들의 부실한 증언을 토대로 1급살인 혐의로 기소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영화는 다수의 백인 목격자가 용의자 가운데 이 씨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과정의 부실함, 그리고 이처럼 근거가 희박한 증언들이 증거로 채택된 과정 등을 추적했다.

 이 씨는 복역 중이던 1977년 다른 재소자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수 감옥으로 이감된다. 이 무렵 한국계 탐사기자 이경원 씨가 백인 목격자가 짧은 순간에 아시아인의 특징을 구별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철수구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후 한국 교민 사회에서 이철수 씨 사연에 관심이 쏟아졌고 변호사 선임 비용이 마련됐다. 이 씨는 1982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이듬해 석방됐다. 그 후 강연 활동 등을 벌이다 2014년 숨졌다. NBC는 이 씨가 “거리를 방랑하던 청년에서 한국계 사회운동의 상징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 씨는 NBC에 “단순하게 표현할 수 없는 이철수 씨의 사연에 오래전부터 매료됐다”며 “이 이야기를 꼭 세상에 알려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유진 이 씨는 “이 영화가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미국인(백인)의 관점뿐 아니라 아시아계의 시선도 바꾸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