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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셰일업체 첫 파산신청 450만개 일자리 위기

美셰일업체 첫 파산신청 450만개 일자리 위기

Posted April. 03, 2020 07:40   

Updated April. 03, 202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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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둔 대형 셰일업체 화이팅석유가 1일(현지 시간)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으로 유가가 급락한 후 셰일업계의 첫 파산이다. 저유가와 수요 감소를 이기지 못한 에너지업체의 줄파산이 이어지면 고용 대란 등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CNN 등에 따르면 화이팅석유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촉발한 원유 증산 전쟁,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을 고려할 때 파산보호 신청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1980년 설립된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기업으로 약 5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일일 생산량은 약 12만5000배럴이다.

 최근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저유가로 인해 부도 위험이 커진 셰일업체로 화이팅석유, 체서피크에너지, 오아시스석유, 레인지리소시스 등을 꼽았다. 실제 이날 대형 셰일기업 옥시덴털의 오스카 브라운 수석부사장이 경영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직원 급여도 30% 줄였다. 체서피크에너지, 캘리포니아리소스, 걸프포트에너지, 캘런석유 등도 최근 구조조정 전문가를 영입했다.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상태로 저유가 상황을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업계의 위기는 일자리 문제와 직결된다. 미 석유연구소(API)에 따르면 에너지 부문은 미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의 각각 7.6%, 5.6%를 차지한다. 셰일업계가 창출하는 일자리만 450만 개로 추산된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엑손모빌, 셰브론, 콘티넨털, 옥시덴털 등 에너지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의 실업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는 지난주(3월 22∼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00만 건을 넘으면서 한 주 전에 기록한 역대 최대 건수 328만여 건을 다시 한 번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셧다운’으로 인한 손실이 2001년 9·11 테러 때의 2.5배”라고 진단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2월∼2009년 12월 미 일자리가 약 870만 개 사라졌는데 이번에는 배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조업과 부동산 경기의 위축도 뚜렷하다. 1일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월 50.1에서 3월 49.1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