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된 리정철은 4일 0시 20분(현지 시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3터미널에 도착한 뒤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했다. 침묵하던 그는 돌연 정문 철창 너머로 “말레이시아 경찰이 날조된 증거로 김정남 살해를 자백하라고 강요했다”면서 “경찰이 휴대전화 통화 이력과 독약을 싼 종이, 자신의 가족사진까지 제시하며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할릿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은 5일 “절차에 따라 정당한 수사를 했으며 용의자(리정철)는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 자백 강요 주장을 일축했다.
말레이시아는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한 지 나흘 만인 4일 말레이시아 주재 강철 북한대사의 추방을 결정하며 대북 외교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강 대사는 그동안 수사 조작설을 주장해 말레이시아 정부의 거센 항의를 받아 왔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강 대사의 추방은 북한과의 관계 재검토 절차의 일부”라고 밝혀 단교를 비롯한 추가 조치 가능성을 내비쳤다.
구자룡 bonhong@donga.com ·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