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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눈물' 더치커피 대량 생산 길 열려

커피의 눈물' 더치커피 대량 생산 길 열려

Posted October. 30, 20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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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커피(dutch coffee)는 찬물이나 상온의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장시간에 걸쳐 우려내는 커피를 말한다. 그래서 커피의 눈물로도 불린다. 커피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2시간 동안 1L 정도 나온다. 그만큼 귀하다.

최근 이윤우 서울대 화학생물학부 교수팀은 하루 1t씩 더치커피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더치커피 생산 속도를 1000배 이상 높인 셈이다. 이 교수는 1년간 실험을 진행하며 커피를 추출하는 데 최적화된 열, 압력, 시간 등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초임계 물질 연구로 유명하다. 초임계 물질은 액체와 기체 등 두 가지 상태의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는데, 공기처럼 빨리 확산되면서도 다른 물질을 잘 녹여낸다. 가령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참깨의 작은 틈으로 들여보내 기름과 향 성분을 쉽게 녹여낸 초임계 참기름은 일반 참기름보다 빛깔이 맑고 쓴맛이 적다.

이 교수팀은 더치커피용 원두에도 초임계 기술을 적용했다. 그는 커피원두를 곱게 갈수록 에센스 오일이라는 지방 성분 때문에 가루끼리 잘 엉겨 붙는다며 초임계 기술을 활용해 커피원두에서 기름기만 모두 제거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커피원두를 15m(마이크로미터1m는 100만 분의 1m) 수준의 미세한 크기로 분쇄했다. 이를 이용해 더치커피를 만들자 시중 더치커피 농도의 4, 5배 수준인 고농축 커피가 나왔다. 에스프레소보다는 3배 이상 진했다.

연구진이 만든 커피 가루는 시판되는 인스턴트 원두커피에도 들어 있다. 이 교수는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동결건조 방식으로 가루를 만드는데, 이 경우 향이 사라지는 단점이 있다며 커피 향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개발한 커피 가루를 12% 넣었다고 말했다. 유명 아이스크림 체인점의 커피맛 아이스크림에도 연구진이 개발한 커피가 들어 있다.

이 교수는 에스프레소머신을 처음 개발한 사람이 이탈리아의 공학자이듯 커피는 과학과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