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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권 후보 거론은 유엔총장 성공한 뒤로 미루라

반기문 대권 후보 거론은 유엔총장 성공한 뒤로 미루라

Posted November. 06, 20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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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보좌진은 어제(뉴욕 현지시간 4일) 언론대응 자료를 내고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 반 총장의 향후 국내정치 관심을 시사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다면서 반 총장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출신국 정치 관련 보도가 계속된다면 유엔 회원국과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불필요한 의문이 제기되고 직무수행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여론조사를 포함한 국내정치 관련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반 총장을 가장 먼저 국내정치의 진흙탕에 끌어들인 것은 여당의 친박(친박근혜)계 모임이었다. 친박들의 국가경쟁력포럼은 박근혜 대통령의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이 있던 지난달 29일 반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앞서 비박계 김무성 대표가 같은달 16일 정기국회후 개헌봇물 발언으로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린 다음날부터 이틀 동안 반기문 후보를 넣은 차기대선 여론조사가 있었고 친박들의 반기문 띄우기가 본격화했다. 마땅한 차기주자가 없는 친박들이 반 총장을 내세워 김 대표의 독주도 막으려는 꼼수로 비친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권노갑 고문이 3일 반 총장 측근들이 (반 총장이) 새정치연합 쪽에서 대통령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운을 뗐다. 같은당 박지원 의원은 한술 더떠 일부 (새정연) 인사들 사이에서 반 총장과 함께 반노() 신당을 창당하자는 얘기도 있었다며 친노 주류를 견제하고 나섰다. 현직 대통령 임기가 3년 이상 남은 시점에 정치권이 벌써 차기주자 논의에 열을 올리는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반 총장은 재선을 앞둔 5년 전에는 아예 자신을 국내 대선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사전에 신신당부 했지만 이번에는 여러 여론조사가 나온 뒤 한참 지나서야 대응에 나섰다. 국내에서 찾아오는 손님도 두루 만나고 축하 동영상 요청에도 응해주고 있다. 어제 보도자료에서도 퇴임(2016년말)후 대선(2017년)에 나갈 생각이 없다는 명확한 선긋기를 하지 않고 현직에 충실할 것만 강조했다.

국제무대에선 한국인들과의 접촉을 순수한 모국사랑으로만 봐주지 않는 시각도 있다. 반 총장이 소임을 훌륭히 마치고 대한민국의 다음 5년을 이끄는 데 최적격이라고 스스로 판단한다면 대선출마는 그의 정치적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유엔총장으로서 순수성과 권위를 의심받지 말아야 한다. 실패한 유엔총장이 된다면 자신은 물론기고 나라를 위해서나 유엔을 위해서나 불행한 일이다. 국내 정치권과 반 총장의 자중자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