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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발탁' 문창극 후보자, 국민이 기대하는 총리감인가

'깜짝 발탁' 문창극 후보자, 국민이 기대하는 총리감인가

Posted June. 11, 20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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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언론인 출신인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내정했다. 그의 내정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언론 지상에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을 정도로 깜짝 인사다. 청와대는 안대희 총리 후보의 낙마 이후 총리 후보 인선 과정에서 검증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인준 투표를 통과하자면 공직자의 도덕성을 엄격히 따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입법사법행정부와 청와대 등 권부가 법조계나 PK(부산경남) 또는 TK(대구경북) 출신 일색이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었다. 문 후보자는 이런 점들을 두루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충북 출신에 전직 언론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주요 고위 공직이 지역으로는 영남과 호남 출신, 직역()으로는 법조 출신에 편중돼 출신지역과 직역을 확장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하다. 첫 충북 출신 총리 후보의 발탁은 64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정부 여당에 대한 충청권의 반발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영()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괄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더구나 새 총리는 대한민국의 안전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할 뿐 아니라 공직사회 개혁과 관()피아 척결을 통해 국가 대개조를 이뤄내야 하는 소임을 떠안고 있다. 행정 경험이 없는 문 후보자가 관료들의 저항을 뚫고 이런 중책을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문 후보자는 언론사의 주요 보직을 거쳤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과 관훈클럽 총무를 지냈다. 언론인으로서 폭넓게 소통하며 소신 있고 강직하다는 평도 듣고 있다. 칼럼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 시절 여당의 권력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로 쏠리는 이른바 박근혜 현상을 비판한 적도 있다. 그가 하기에 따라서는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보완할 수 있고, 받아쓰기 총리가 아니라 할 말은 하는 총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야당은 그가 언론인 시절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햇볕정책을 비판한 칼럼을 문제 삼고 있으나 햇볕정책이 언론인에게 성역일 수는 없다. 칼럼 쓰기를 넘어 총리에게 요구되는 적합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철저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

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이병기 주일본대사는 외교관 출신으로 정치권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서 제2차장을 역임했다. 국정원장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불법 일탈 무능으로 국민의 불신을 받은 국정원을 환골탈태시켜 유능하고 신뢰받는 국가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느냐다. 이런 역량에 대한 치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