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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FTA의 농업 과보호 한중 FTA에선 반복 말라

한-칠레 FTA의 농업 과보호 한중 FTA에선 반복 말라

Posted March. 11, 2014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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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음달 1일이면 발효 10년을 맞는다. 칠레산 포도가 수입되면 다 망할 것이라던 포도농가의 수입은 두 배가 됐다. 거봉과 청포도 등 고품질 상품을 잘 키워 맛으로 경쟁한 덕분이다. 포도농사가 망할 것으로 예상해 포도나무를 다 뽑고 다른 작물을 심었던 농민들은 폐업 지원금만 날렸다. 한-칠레 FTA가 발효되면 농업 부문 연간 피해액만 2조 원이 넘을 것이라던 강성 농민단체와 시위대들의 주장은 허구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는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복숭아처럼 단 한 알도 수입되지 않았는데 미리 나무를 베고 지원금을 주는 과민 반응, 졸속 대응이 문제였다. 잘못된 예측으로 총 2400억 원의 폐업 지원금만 허공에 날아갔다. 역대 정부마다 우루과이 라운드 대비, 외환위기에 따른 피해구제, 한미 FTA후속대책 등의 이유로 수백조 원을 투입했다. 구제역 사태 때는 농장주인이 동남아에 놀러 가서 옮아온 구제역 피해를 국민 혈세로 보상해줘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올해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13조 5000억 원 가운데 시설현대화 지원금, 면세유 보조, 쌀 직불금 등 농민 보조금이 5조 원이다. 농업 보조금 중 상당액은 먼저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다. 일부에선 다방 농민(일은 안하고 다방에서 공무원을 만나 보조금만 타는 농민)이란 말까지 나온다. 정치권은 FTA 얘기만 나오면 농업이 죽는다며 돈으로 보상하는 포퓰리즘 정책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로 농산물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해야 한다.

지난해 말 타결된 한-호주 FTA까지 우리가 맺은 FTA가 11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과 중국이 주도하는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같은 대규모 개방도 기다리고 있다. 한-호주 FTA가 국회 비준을 받으면 2015년 발효 예정이고 한-캐나다, 한-뉴질랜드도, 한중 FTA도 협상중이다. 농축산물에서 아주 강한 나라들이다. 농축산물의 가치가 가격뿐 아니라 안전성 신선도 브랜드 등 품질 및 서비스 경쟁력에 의해 결정되는 시대로 바뀌었다. 품질과 서비스를 차별화한다면 연간 중국에도 우리가 팔 수 있는 농축산물이 적지 않다. FTA는 우리의 농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활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