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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왼쪽에 넘버2 최룡해 이영길-장정남과 실세 3인방

김왼쪽에 넘버2 최룡해 이영길-장정남과 실세 3인방

Posted December. 18, 2013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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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 북한의 가장 큰 행사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 추모대회가 17일 개최했다. 지난해에는 하루 전인 16일에 행사를 열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1주기 행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김경희 노동당 비서는 참석하지 않았고,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을 계기로 김정은 정권의 실세로 떠올랐던 인물들이 대거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장성택 라인으로 분류됐던 인사들도 주석단에 등장하면서 현재까지는 숙청의 칼날을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룡해 등 신() 군부 실세 3인방 부각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열린 추모대회를 생중계했다. 주석단에는 김정은의 양 옆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자리했다. 지난해 1주기 행사 때에는 김정은과 최룡해 사이에 로켓 발사에 기여한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이 앉았다. 김영남이 대외적으로 국가수반 역할을 맡는 형식적인 지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룡해가 장성택 숙청 이후 2인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특히 최룡해는 자신의 집안이 대대로 백두산 혈통에 충성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장성택과의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최룡해의 아버지인 최현은 김일성 주석과 항일빨치산 운동을 함께했으며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끝까지 충성해 북한 내에서 칭송받는 인물이다.

최룡해 이외에 군부 핵심 인사들도 모두 새얼굴로 교체됐다. 이영길 군 총참모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최룡해 다음으로 주석단에 자리했다. 지난해에는 12일 처형당한 장성택이 앉고 그 다음으로 당시 군 총참모장이었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인 김격식이 앉았다.

이영길은 올해 초 총모부 작전국장에 임명된 뒤 8월에는 군 참모장에 올랐다. 강원도 전방부대 5군단 사령관 출신으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소장파로 분류된다. 그는 5월 최룡해가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할 당시 동행해 군부 실세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장정남도 올해 들어 급부상한 인물이다. 2011년 11월 중장으로 승진한 뒤 2년 만에 2계급 위인 상장으로 고속 승진할 정도로 김정은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정남의 나이가 50대라는 점에서 군부의 세대교체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장성택 숙청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안전보위부와 조직지도부의 핵심 인물들도 주석단에 등장했다. 김원홍 보위부장은 김정은의 오른쪽 8번째로, 조연준 제1부부장은 14번째로 자리해 두 기관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당분간 김정은에게 권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추가 숙청 등이 이뤄질 것이고, 그 중추적인 역할과 손발을 담당하는 게 보위부와 조직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병서 조직지지도부 제1부부장, 마원춘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등은 주석단에 오르지 못했다. 이들은 최근 김정은이 시찰을 다닐 때마다 그림자 수행을 해 실세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부부장 급이다 보니 주석단에 오르지 못했을 뿐, 김정은이 젊은 실무자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목해봐야 할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장성택 측근들도 모습 드러내

장성택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거취가 불분명 했던 인물들도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언론 보도로 망명설까지 나돌았던 노두철 내각 부총리를 포함해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이 모두 주석단에 앉았다. 17일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의 장의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려 숙청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이날 주석단에 오르면서 아직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주석단에 앉은 인물들은 추모사와 결의 연설이 멈출 때마다 온 힘을 다해 박수를 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장성택 처형에 대한 학습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당국은 장성택의 사형판결문에서 그가 건성건성 박수를 치는 등 오만불손한 행동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정은 바로 옆에 앉은 최룡해는 두 손을 얼굴 높이까지 들어올려 열렬히 박수를 쳤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