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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통일 주도하려면 국제사회에 통치역량-비전 보여줘야

남통일 주도하려면 국제사회에 통치역량-비전 보여줘야

Posted June. 14, 2013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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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정부 시절 북한 붕괴에 대한 희망 섞인 기대(wishful thinking)가 적지 않았다. MB정부에서 외교부 정책기획관을 지낸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 급변사태 때 한국정부에 실질적 권한이 어느 정도 위임 또는 이양될 것인지의 문제는 한국정부의 전반적인 통치 및 행정능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북한지역을 제대로 통제할 능력이 있는지, 또 그 역량을 국제사회가 인정하는지가 한국의 군사분계선(MDL) 이북지역 접수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연구위원은 북 급변사태 시 유엔의 승인을 받아 다자적인 개입을 하되 실질적으로는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영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한국이 통일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동의할 수 있는 통일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국 필요한 것은 통일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이해에 불리하지 않다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남궁 교수는 통일외교의 근간은 결국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한미 간 공조와 협력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과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한미관계와 한중관계의 이해가 충돌한다면 그 우선순위는 한미관계에 있다는 점을 중국에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통일의 교훈은 미국의 확고한 지지가 영국, 프랑스, 러시아(당시에는 소련)의 동참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현 중앙대 교수는 중국의 무리한 팽창이나 북한의 돌이킬 수 없는 핵무장 강화로 동북아 안보질서가 파탄나지 않도록 하는 핵심역할(linchpin)은 한미동맹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통일한국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라는 한미 공통의 가치를 증진하고 미국의 동북아 지역 핵심파트너로 자리매김함으로써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미국 조야에 부각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상현 연구위원은 북한 급변사태 시 미국의 최대관심은 북한 핵무기 확보 및 대량살상무기의 확산방지라며 미국은 남북통일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완전폐기에 크게 기여한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