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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3차 핵실험 후회하도록 강력 제재해야

[사설] 김정은 3차 핵실험 후회하도록 강력 제재해야

Posted February. 13, 20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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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초기인 지난 해 5월 헌법에 핵보유국이라고 명시한 김정은은 이를 확인하듯 어제 3차 핵실험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 해 12월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두 달이 되는 날 실험을 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이 여차하면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해 실제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속 도발을 했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20년 전 시작된 북핵 위협이 실제상황으로 밀어닥친 것이다.

북한이 1,2차 실험처럼 플루토늄탄을 터뜨렸는지 새롭게 고농축우라늄탄을 사용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발력은 커졌다. 국방부는 1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1kt, 2차 핵실험은 26kt 규모였으나 이번에는 67kt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kt은 TNT 1000t에 해당되는 엄청난 위력이다. 북한은 소형화 경량화 된 원자탄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핵탄두 무게를 1t 이하로 줄이는 기술을 습득했는지가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다. 북한이 발사 가능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남한과 북한의 군사력 균형은 단번에 무너진다. 우리 군이 아무리 재래식 군사력을 확충해도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북한과의 관계에서 이른바 비대칭 군사력의 열세를 만회할 수 없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수를 늘려 미국과 핵과 핵으로 맞서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이루면서 핵군축을 요구하는 전략으로 나오면 한국은 졸지에 전략적 피그미가 될 것이다.

핵무장을 주도하는 김정은은 올해 29세에 불과하다. 그의 아버지 김정일은 말년에 2차례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사용가능한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고 사망했다. 3차 핵실험을 한 김정은이 쉽게 핵개발을 중단할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은 그제 정치국 회의를 열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다. 현 단계에서 김정은의 핵도발을 저지하지 못하면 국제사회는 머지않아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불량국가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유엔 안보리의 3차례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핵무장 야욕을 막지 못했다. 김정은은 추가 도발을 하면 중대 조치를 하겠다는 유엔 안보리의 경고를 깡그리 무시했다. 지구촌의 경찰 역할을 위임받은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각성해야 한다. 안보리를 무시하고 노골적으로 핵무장을 추구하는 북한을 응징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비확산을 실현하겠다는 것인가.

솜방망이 제재와 경고로는 북한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안보리가 북한을 저지할 생각이라면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및 침략행위에 관한 조치를 담고 있는 유엔헌장 7조 적용을 안할 이유가 없다.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3차 핵실험으로 의기양양해진 김정은을 막지 못하면 이란 등 잠재적 핵보유국에 대한 압박도 어려워진다. 북한은 세습 지도자가 모든 것을 통제한다. 김정은을 직접 겨냥하는 제재조치를 동원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의 대응을 지켜보고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달 미 국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 지명자와 상원의원들은 아프가니스탄은 45회, 중국은 33회, 이란은 30회 거론했으나 북한은 겨우 3회만 언급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오늘 발표하는 연두교서를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다음달 국가주석으로 취임하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도 북한의 핵보유를 저지할 뜻이 있다면 김정은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재임 5년간 2차례나 북한의 핵실험을 속절없이 지켜보는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다.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박근혜 차기 정부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로 다가온 지금이야말로 대북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다. 미국 핵우산의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2년 앞으로 다가온 전시작전권 전환을 다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유엔 안보리 의장국의 지위를 활용해 북한이 핵실험을 후회하도록 강력한 국제적 대응을 이끌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