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팔 국가 출생증명서 받았다 환호 미-이 중동평화 후퇴 반발

팔 국가 출생증명서 받았다 환호 미-이 중동평화 후퇴 반발

Posted December. 01, 2012 06:54   

中文

신은 위대하다!

지난달 29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요르단 강 서안지구 라말라의 야세르 아라파트 광장.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비회원 옵서버 단체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격상시키는 안건이 찬성 138, 반대 9, 기권 41로 가결되는 장면이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전해지자 주민들은 기쁨의 환성을 질렀다. 일부 주민은 기쁨의 표시로 하늘에 총기를 발사하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로써 팔레스타인은 1945년 유엔 설립 이후 처음으로 비회원 옵서버라는 제한이 있지만 국가(state) 출생증명서를 받았다. 옵서버 국가 지위는 현재 바티칸시티가 보유하고 있으며 중립국인 스위스가 2002년까지 50년 동안 갖고 있었다.

팔레스타인은 옵서버 국가 자격을 얻어 유엔총회에서 표결권은 없지만 국제기구나 유엔 산하기구에 가입할 수 있다. 특히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특정 국가나 단체를 제소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을 제소할 경우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표결에 앞서 옵서버 국가 지위 부여는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유엔이 팔레스타인에 출생증명서를 발급해 달라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의 기대와 환호와는 달리 옵서버 국가인 팔레스타인의 앞길은 험로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이 사실상 중단되고 중동에 전운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표결에 반발했던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번 결정을 강하게 비난했다. 론 프로소르 유엔 주재 이스라엘대사는 결의안이 너무 일방적이어서 평화를 후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이번 투표가 중동 평화에 걸림돌이 된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이 유엔 산하기구인 유네스코 정회원국 지위를 얻자 미국은 유네스코 예산의 22%를 담당하는 자국의 재정지원을 중단했다. 이스라엘은 새로운 정착촌 건설을 통한 강력한 보복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은 이번 표결에서 기권했다. 주유엔대표부 신동익 차석대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팔레스타인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옵서버 국가로 승인되면 사실상 이스라엘과 중동의 평화협상은 물 건너 간다고 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지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현진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