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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50, 박-문-안은 단일화 득실 계산만 할 건가

[사설] D-50, 박-문-안은 단일화 득실 계산만 할 건가

Posted October. 30, 201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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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측이 야권후보 단일화 4원칙으로 정책 중심의 가치()연합, 대중적 방식의 경선 실시, 단일화 후보의 당적 보유 등을 제시했다.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 경선 논의를 시작하자고 공개 요구한 셈이다. 문 후보 측은 대선후보 등록(11월25, 26일) 일정을 감안해 단일화 논의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생각이다.

문 후보 측은 단일화 방식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실시된 국민참여경선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국민참여경선은 친노() 성향의 모바일 동원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손학규 고문 등은 모바일 동원 경선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했다. 이 경선 방식은 2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문 후보 측은 11월 초부터는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정해 보이지도 않고 자기네 쪽에 유리한 방식으로 밀어 붙이려고 하면 안 후보가 응할지 미지수다.

안 후보 측도 단일화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문 후보처럼 단일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 강한 편이다. 안 후보가 친노 프레임에 갇힌 문 후보보다 표의 확장성이 있는 만큼 시간은 안 후보 편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래서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안 후보는 아직도 단일화 로드 맵도 내놓지 않고 모호한 화법()으로 일관한다.

두 후보가 단일화 시기와 방법을 놓고 득실 계산에 바쁘고 정책이나 국정운영 능력같은 대선의 주요이슈는 묻혀버렸다. 1987년 대선 이후 후보단일화는 대선 승리의 유력한 도구로 활용됐다. 1987년 김영삼 김대중 양김()은 단일화 실패로 집권하지 못 했지만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단일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그러나 DJP 공동정부가 대국민 합의안으로 발표한 내각제 개헌은 휴지조각이 돼버렸고, 정몽준은 대선 하루 전날에 노무현 지지를 철회하는 일도 벌어졌다. 언제까지 단일화 이벤트가 한국 대선을 흔들게 놔둘 것인지 답답하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주변에는 야권의 단일화에 대한 긴장감보다는 근거 없는 낙관론이 퍼져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박 후보가 야권의 단일화 드라마를 능가할 박근혜 표 드라마의 감동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표의 확장에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관측이 공공연하다. 매일 단조롭게 반복되는 선거운동에 이미 흥미를 잃은 적지 않은 국민은 TV에 대선 후보들 얼굴이 비치면 채널을 돌려버리기까지 한다. 이런 상태에서 야권은 단일화 흥행에나 기대를 건다지만 박 후보는 어떤 카드로 국민 마음을 붙잡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