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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진취적 개방경제에 찬물 끼얹지 말라

[사설] 민주당 진취적 개방경제에 찬물 끼얹지 말라

Posted October. 20, 201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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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는 올해 사상 처음 관객 1억 명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 영화 최대 기록인 1300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영화 도둑들에 이어 광해, 왕이 된 남자도 1000만 관객에 근접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 영화인들의 격렬한 반발을 무릅쓰고 연간 146일 이상 한국 영화를 상영해야 한다는 스크린쿼터를 73일로 줄였다.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면 붕괴할 것이라던 한국 영화산업은 오히려 전성기를 맞았다. 1998년 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을 앞두고는 일본 왜색()문화에 안방을 내 준다는 반대 목소리가 높았지만 빗나간 걱정이었다. 오히려 대중문화계의 위기의식과 자구()노력이 우리 대중문화의 수준 향상과 국제화로 이어졌다. 그 연장선에서 세계를 휩쓰는 한류()가 나타났다.

우리 국민은 자유무역과 국제 경쟁을 통해 세계에 유례없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 시장을 과감하게 열고 세계로 나가 경쟁한 결과다. 국내산업 보호를 내세워 빗장을 걸어 잠그고 안주했다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수출 대기업이나 글로벌 한류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8일 한 토론회에 축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등 독소조항에 대한 우려가 크다. 재협상을 통해 불이익을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사전 배포된 연설문 초안에는 한미 FTA 재협상과 개방 제한을 이뤄내겠다며 검역 주권을 반드시 회복하고, 쌀 양념채소류 과일 특용작물 축산 등의 품목이 양허(개방) 제외가 되도록 하겠다는 더 강한 재협상 방안이 담겨 있었다. 문 후보캠프의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의 한미 FTA는 몇 가지 독소조항이 있어 반대했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한미 FTA 반대 태도를 고집하고 있다.

한미 FTA는 문 후보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임하던 2007년 4월 노무현 정부가 타결했다. 노무현 FTA는 선()이고 이명박 FTA는 악으로 보는 시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자동차를 양보하고 돼지고기와 의약품 개방 속도를 늦췄다. 자동차 양보는 업계가 찬성한 사안이다. 독소 조항이라는 ISD는 한국이 체결한 다른 FTA에도 들어있다.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인 36월 관세가 인하된 자동차부품 섬유 등의 수혜품목의 수출은 13.5% 늘었다.

한미 FTA는 우리 산업 경제의 체질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다. 한미 FTA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거나 기존 틀을 깨는 전면 재협상을 하려 들다가는 양국간 신뢰가 깨지고 호된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 그보다도 국민을 위하는 척 하면서 국민의 진취성과 도전정신에 재를 뿌리고 세계 속에서 번영의 길을 달려야 할 나라를 후퇴시킬 퇴영적 정치가 더 한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