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선언 이후 중국에서 반일 시위가 계속되고 현지 일본 기업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만주사변을 촉발한 류타오거우() 사건 기념일인 18일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18일까지 공장 가동과 영업활동을 잇달아 중단했다. 베이징()에 있는 일본인 학교는 17, 18일 휴교하기로 했다.
류타오거우 사건이란 1931년 9월 18일 일본군이 류타오거우에서 선로를 스스로 폭파하고 이를 중국 동북부 군벌 장쉐량()의 지휘로 이뤄졌다고 발표한 것을 뜻한다. 일본군은 이를 구실로 만주 침략을 개시했다.
1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유통업체 이온은 시위대의 습격으로 매장이 훼손된 산둥() 성 칭다오()의 자스코 이오지마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이 점포의 영업이 언제 재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위대는 15일 자스코 이오지마의 창고와 매장에 있던 상품 24억 엔(약 342억 원)어치 중 절반 정도를 훔치거나 부쉈다.
다른 유통기업인 세븐아이홀딩스도 쓰촨() 성 청두()의 이토요카도 5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했다. 백화점그룹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는 16일 청두 이세탄을 휴업했다.
카메라 업체인 캐논은 장쑤() 성과 광둥() 성의 3개 공장 가동을 18일까지 멈추기로 했다. 파나소닉은 15일 시위대의 방화 등으로 생산라인이 파괴된 칭다오와 쑤저우()의 전자부품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일부 일본 기업은 시위대에 습격과 약탈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아예 간판을 숨기기도 했다. 미쓰비스도쿄()UFJ 은행은 베이징 지점의 간판을 흰 천으로 감았다. 베이징에 있는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판매대에 일본산(Made in Japan) 제품을 모두 없앴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16일 총리관저에서 주중 일본인 보호에 온 힘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일본 일각에서는 중국 회의론도 나온다. 지금까지 중국은 13억 인구를 가진 소비시장 혹은 저임금의 생산거점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 대한 투자 위험이 드러나면서 생산 및 투자 거점을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형준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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