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역시 성장이 중요하다

Posted July. 08, 2010 08:11   

中文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8325억 달러로 2년 연속 세계 15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 속에서도 작년에 비교적 선전()을 해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성장률이 0.2%에 그쳤고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률이 높지 않은데다, 물가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달러 표시 명목 GDP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54위로 5단계 하락했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19941996년과 20022004년 세계 11위까지 올랐다. 2005년과 2006년 12위, 2007년 13위에 이어 글로벌 위기가 덮친 2008년에는 15위로 뒷걸음질쳤다.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멕시코가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드라이브를 건데다 부존자원 및 에너지 가격 급등까지 가세하면서 경제력을 키웠다. 반면 우리는 고속성장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흐트러지면서 상대적으로 뒷걸음질친 형국이다.

경제성장이 국민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멀리 갈 것도 없이 남북한을 보면 알 수 있다. 남북한 주민은 삶의 질과 영양상태, 수명과 키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커졌다. 한국이 1960년대 이후 시장과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성과를 거둔 반면, 북한은 잘못된 정치경제체제 탓에 쇠퇴의 길을 밟았다. 미국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는 GDP가 완벽한 후생지표는 아니지만 한 나라의 GDP가 국민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갈파했다. 이는 시대를 뛰어넘는 진리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성장 촉진책을 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 경제대국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 유럽 같은 기존 선진국들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부존자원이 적고 국토도 좁은 한국이 경쟁에서 낙후되지 않으려면 제도와 정책, 인적 투자와 국민의식 등 모든 면에서 성장의 발목을 잡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6% 안팎으로 높아지고 1인당 소득도 2만 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엔진이 다시 가동되는 조짐이 보이는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통일비용을 마련하고 장애인 고아 빈곤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기 위해서도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가 본격적으로 닥치기 전에 경제의 파이를 키워놓는 게 절실하다. 풍요로우면서도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려면 역시 성장이 중요하다. 일자리도 그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