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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99 지방선거, 공천부터 비리 냄새 제거하라

[사설] D-99 지방선거, 공천부터 비리 냄새 제거하라

Posted February. 23, 20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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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및 기초자치 단체장과 지방의원 및 교육감을 선출하는 6월 2일의 민선 5기 지방선거가 99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출마 예정자들은 이미 전국 각지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1995년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지방자치제가 본격 실시된 지 15년이 지나면서 국민의 불신과 회의가 깊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의 불법 비리와 도덕적 해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현동훈 전 구청장과 비서실장 출신 3명이 재개발 사업과 인사 청탁과 관련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구속된 것은 지자체 부패와 비리의 구조를 보여주는 극히 일부의 사례에 불과하다. 민주당의 경우 2006년 지방선거 때 박 모 씨가 전남도의원 비례대표 후보 공천 대가로 3억 원을 제공한 것과 관련해 전 현직 국회의원까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6년 선출된 민선 4기 수도권 기초자치단체장 66명 가운데 비리 혐의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단체장만도 42.4%에 해당하는 28명에 이른다. 수사가 진행 중인 단체장까지 포함하면 기초단체장의 약 절반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형편이다. 단체장이 관내 건설업자나 토착세력, 심지어 지방의회와 결탁한 비리는 물론 인사권을 남용한 매관매직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가 비리 경연장으로 전락하고 부패 먹이사슬이 구조화한 것은 선거운동에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풍토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런데도 정당들은 공천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있거나 비리 가능성이 큰 사람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각종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단체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은 것은 공천심사를 우습게 여기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현동훈 전 서대문구청장은 뇌물 비리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2일 구청장직을 내놓고 곧바로 제주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다가 10일 구속됐다.

각 정당은 공천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철저한 도덕성 검증을 통해 비리 전력자는 물론 의혹이 있는 사람까지 배제해야 한다. 지자체 비리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정당이 비리 전력자나 비리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공천할 경우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응징할 필요가 있다. 재출마하는 단체장들에 대해서는 본인의 실적과 청렴도는 물론 부하 직원들의 비리에 대한 감독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