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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빈부해소 산 넘어야 전면적 샤오캉 가능

민주화-빈부해소 산 넘어야 전면적 샤오캉 가능

Posted December. 18, 2008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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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 앞에 놓여진 과제는 이전과는 달리 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0년까지 먹고사는 문제 해결

원바오 목표는 1990년에 이미 실현했다. 샤오캉 단계 중 일부 지역 편차는 있지만 기본적 욕구가 해결되는 1단계 샤오캉 역시 2000년을 기점으로 달성됐다. 전체 인민이 먹고살 만한 전면적 샤오캉(1인당 소득 5000달러 안팎) 단계는 2020년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기본적인 현대화가 완료되는 21세기 중반엔 대부분의 인민이 비교적 부유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현대화 과정은 이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21세기 중반이 되더라도 중국의 생활수준은 여전히 선진국과 차이가 있고 이후로도 줄기찬 전진이 필요하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판단이다.

뜨거운 감자 정치 개혁

중국의 개혁개방은 경제부문이 먼저 길을 열었다. 경제개혁은 이미 양적 성장을 지나 질적 성장으로 도약하는 단계지만 정치개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정치개혁은 덩이 일찍이 경제개혁과 함께 강조한 사안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현 지도부도 정치 개혁과 민주화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청사진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정치 개혁의 방향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대부분의 학자는 개혁개방을 지지한다. 지지 학자들은 크게 3부류로 나뉜다.

셰타오() 전 런민()대 부총장 등은 스웨덴과 같은 민주사회주의를 이상사회로 여긴다. 하지만 상당수의 학자들은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는 인정하되 개인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중시하는 서유럽 모델을 지지한다. 톈지윈() 전 부총리처럼 미국과 같은 모델을 선호하는 학자도 있다.

학자들은 어느 방향을 택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정부 만능주의와 당이 국가보다 더 우위에 있는 정치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학자들은 또 정부 행정의 투명화와 인민대중의 정치 참여를 선결 과제로 꼽고 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개혁개방 30주년에 즈음해 중단 없는 개혁개방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 정치개혁 방안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정치개혁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회안전망 구축 시급

정치개혁과 함께 중국 개혁개방의 양대 과제로 꼽히는 것은 바로 사회개혁이다. 이 중 대표적인 문제는 양로, 의료, 실업, 산재 보험 등 사회안전망 구축이다.

현재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사회안전망은 어느 정도 갖춰진 편이다. 지난해 말 현재 도시의 양로보험 및 의료보험 가입자는 각각 2억137만 명과 2억2311만 명으로 지난해 말 전체 도시근로자 2억9350만 명의 70%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농촌지역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 양로보험 가입자는 5171만 명으로 전체 농촌 인구 7억2750만 명의 7%에 불과하다. 의료보험 가입자 역시 3131만 명(농민의 4.3%)에 불과하다. 병에 걸린 농민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고 참다 병을 키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득격차 해소 역시 시급한 과제다. 중국의 경제잡지 차이징()이 최근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상위 10%가 벌어들인 소득은 하위 10%가 벌어들인 소득의 무려 55배였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 21배를 훨씬 상회한다.

도농()격차 역시 심하다. 지난해 농촌 주민의 순수입은 4140위안(약 80만 원)으로 도시 주민의 가처분 소득 1만3786위안(약 267만 원)의 30%에 그쳤다.

지역격차도 심각해 지난해 간쑤() 성의 주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835위안으로 6만5347위안인 상하이()의 10.5%에 불과했다.

지도부 건전하고 빠른 성장 강조

중국은 지난해 1조2180억 달러를 수출해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첨단기술 제품은 3478억 달러로 전체의 28.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임가공제품이대부분이다.

지난해 중국은 석탄을 기준으로 26억5583억 t의 에너지를 사용했다. 이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6.8%였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6%에 불과했다. 결국 세계 평균의 3배에 가까운 에너지를 소모한 셈이다.

중국 지도부도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유하오유콰이(건전하면서도 빠른 성장)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30년간 매년 7%의 고속성장을 계속해야만 선진국에 근접할 수 있지만 건전하면서도 빠른 성장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위안쉬청()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 부()비서장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30주년을 맞으면서 미증유의 압력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앞으로 515년이 중국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중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대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