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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글로벌 경쟁력

Posted August. 02, 200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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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말씀하시곤 했다. 톰, 어서 밥 먹어라. 중국이나 인도에선 사람들이 굶고 있단다. 넉 달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의 한 토막이다.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 씨는 요즘 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어서 숙제 끝내라. 중국이나 인도 사람들이 네 일자리에 굶주려 있단다.

이유는 세계화 때문이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가 기업의 세계화를 다룬 세계화 2.0버전이었다면, 지금은 3.0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된 개인의 세계화 시대다. 2000년 중국과 인도가 세계 시장경제에 편입되면서부터다. 세계의 일류 두뇌는 똑같은 평면에서 일류끼리 글로벌 경쟁을 한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엄청난 인구 못지않은 야망과 교육 수준으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과학영재를 뽑는 인텔 페어의 경우 미국에서 6만5000명이 참가하면 중국에선 600만 명이 몰려온다. 열심히 공부해서 잘살아 보겠다는 인도 젊은이를 일컫는 지피족(Zippie)이 5억5000만 명이나 된다.

2000년대 한국경제 키워드가 글로벌 경쟁력이다. 한국능률협회가 발행하는 월간지 치프 이그제큐티브에서 경제경영학과 교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우리끼리 오순도순 고르게 잘살면 좋겠지만 그런 태평성대는 오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을 때, 해야만 할 때 안 하면 세계 어딘가에 있는 내 경쟁자가 해 버린다.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마찬가지다.

세계경제포럼이 2004년 발표한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 순위는 29위였다. 전년에 비해 11계단 떨어진 등수다. 세계적 경영컨설팅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칼 스턴 이사회장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면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열심히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도 정부가 지원을 못하겠거든 방해나 말기 바란다. 세계화 속으로 뛰려는 기업과 개인을 열등생 정부가 옭아매는 건 비극이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