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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코트 반갑지만 독도문제 마음 부담

Posted March. 16, 200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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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주가 국내에서 벌어지는 공식경기에 나서는 것은 선일여중에 다니던 1990년대 후반 이후 처음. 그만큼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한일 양국이 최근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 영유권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어 하은주 역시 마음 한편으론 부담이 되는 게 사실. 그는 16일 전화인터뷰에서 요즘 뉴스를 통해 양국 감정이 악화된 사실을 알고 있어 한국에 가는 게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일본에 귀화할 당시 국내에서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고 이 때문에 농구인들이 일본농구협회를 방문해 귀화 재고까지 요청했던 사실이 마음에 걸리는 듯. 지난해 샹송화장품이 전지훈련 차 한국에 왔을 땐 국내 여자프로농구팀이 연습경기를 거절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하은주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지금 반한 감정보다는 오히려 한류 열풍이 뜨겁다는 것. 한국 가수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끄는 반면 일본 젊은이 중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20대 초반의 신세대다운 분석.

하은주는 무릎 상태가 나빠 한국에서 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1주일 남았으니 열심히 치료하겠다며 농구를 어디서 하든 규칙을 지키고 팬을 즐겁게 하면 그만이라며 귀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일여중 시절 치명적인 부상으로 선수 생활에 위기를 맞은 뒤 일본으로 건너간 하은주는 2003년 샹송화장품 입단을 위해 일본 국적을 얻었다. 최근에는 일본 국가대표 후보선수 35명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5일자에서 하은주가 일본 대표후보팀의 중심이 된다고 보도할 만큼 그는 일본 여자농구의 희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하은주는 아직 직접 들은 얘기는 아무 것도 없어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내 머리 속에 일본 대표에 대한 생각은 1%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결코 일본 대표가 되려고 귀화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신인왕으로 대성할 자질을 보인 하은주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하승진(223cm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누나. 우승 직후 하승진에게 축하 전화를 받았다는 하은주는 승진이가 있어 든든하다. 동생 때문에 덩달아 유명해지는 것 같고 일본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자랑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