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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워드 넘버원 공격수

Posted November. 16, 200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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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한국계 흑진주 하인즈 워드(28).

그의 오른쪽 팔뚝에는 한글로 쓴 이름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미국인인 동시에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왔다.

내 인생은 어머니가 만들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고 가르쳤고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선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 가르침에 따랐다.

그런 워드가 드디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16일 발간된 세계적인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표지(사진)를 장식하며 스타 반열에 오른 것.

SI는 스틸러스가 최고에 올랐다는 제목과 함께 공격 성공 후 포효하는 워드를 표지에 실었다. 권위를 자랑하는 SI의 표지인물로 선정된 것은 워드의 가치를 드러내 보이는 대목이다.

한국계 선수가 SI 표지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 1994년 미국에 갓 진출한 박찬호가 4쪽 분량으로 소개된 적이 있었으나 표지는 아니었고 재미 교포 피겨 스케이팅의 남나리, 이승엽 등도 짤막하게 소개되는 정도였다.

SI는 올 시즌 8승1패의 뛰어난 성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피츠버그의 공격 핵심에 워드가 있음을 강조했다. 미식축구 전문기자 돈 뱅크스는 워드는 NFL 최고의 와이드리시버로 불리는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터렐 오언스보다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워드는 올 시즌 9경기에 출전해 54개의 리시빙(NFL 3위)에 663야드리시빙야드(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와이드리시버(Wide ReceiverWR)는 공격 대형 좌우 끝에 서 있다가 상대편 최전방으로 뛰어들며 쿼터백이 던지는 볼을 받아 터치다운으로 연결하는 임무를 맡은 선수. 플랭커(FlankerFL)로도 불린다.

워드가 SI에 소개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조지아대 졸업반이던 1997년 10월 대학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1000야드리시빙야드를 돌파하자 SI는 주한미군 병사와 한국인 김영희씨 사이에서 태어나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대학미식축구 스타로 우뚝 선 그를 자세히 소개했었다.

팀에서도 물론 워드는 최고 대접을 받는다. 지난 2시즌 연속 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을 정도. 피츠버그가 그를 내세워 19일 홈 경기장인 하인즈 필드의 라커룸에서 팬들과 함께하는 금연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도 그의 스타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