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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韓 부동산 위험 경고… 이런데도 주택 대출은 증가 조짐

IMF, 韓 부동산 위험 경고… 이런데도 주택 대출은 증가 조짐

Posted April. 05, 2023 07:50   

Updated April. 05, 202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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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와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부동산 대출이 위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어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은행 위기가 금융 부문 취약성을 드러냈다”며 “이 같은 위험이 수개월간 심화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비(非)은행권의 취약성과 관련해 한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례를 언급하며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 요인, 채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비은행권의 부동산 PF는 위험 노출 규모와 연체율이 동반 상승하며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비은행권의 부동산 PF 위험 노출액은 115조5000억 원으로, 업권별로 5년 새 2∼4배 급증했다. 연체율도 업권을 가리지 않고 9개월 만에 2배 이상 올랐는데, 증권사 연체율은 8.2%까지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 위축이 장기화되면 부실 PF 사업장이 늘면서 제2금융권의 신용 위기로 확산될 소지가 높다.

주춤하던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잇달아 완화한 가운데 대출 금리마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집을 산 6만4000여 명 중 40%가 생애 첫 주택 구입이었고,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도 2년 만에 최대로 늘었다.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과 시장금리 하락이 맞물린 결과, 주담대 금리 하단은 1년 만에 연 3%대로 떨어졌다. 한은의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주요 금융사의 주담대 연체액이 작년 말 1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경우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가구가 늘어나 금융권까지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이미 빚이 있는 가구 100곳 중 5곳이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부채 상환이 어려운 처지이며, 제2금융권에서는 이 비중이 20%가 넘는다.

가계의 부동산 대출이나 건설사 부동산 PF의 작은 부실이 금융 전반의 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는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 빈틈없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연체율이 높은 비은행 금융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부실 위험이 높은 PF 사업장은 민간 중심의 선제적인 구조조정도 불사해야 한다.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면서도 부동산 대출 비중을 줄여나가는 해결책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