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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푸틴 공조 과시… ‘한쪽엔 우크라, 한쪽엔 대만’ 불안한 세계

習-푸틴 공조 과시… ‘한쪽엔 우크라, 한쪽엔 대만’ 불안한 세계

Posted March. 22, 2023 07:56   

Updated March. 22, 202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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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밀착을 공개 과시했다. 두 정상은 20일 만찬을 겸한 4시간 반의 비공식 회동에 이어 어제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을 비롯한 양국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많은 공통 목표가 있다”며 시 주석을 극진히 예우했고, 시 주석은 “러시아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답하며 푸틴의 장기집권을 지지하는 이례적 발언까지 내놨다.

정상 간 ‘브로맨스’를 앞세운 중국과 러시아의 결속은 미국 중심의 서방 진영에 맞서려는 전략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전쟁 장기화와 함께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 또한 반미 연대의 우군으로 러시아를 끌어당기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가스를 사들이면서 양국의 교역량은 30% 이상 늘었다. 양국은 이제 군사 분야 협력도 본격화할 태세다.

중-러와 서방의 진영 싸움은 글로벌 안보 불안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미 공동전선에 북한, 이란 등이 가세하면 핵 위협 또한 고조될 수밖에 없다. 중러의 결속은 아시아의 안보 뇌관인 대만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다. 그렇잖아도 ‘향후 5년 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의 안보우산 제공 의지를 오판한 중국이 대만 무력 점령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이슈다.

시 주석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에 나선다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이 내놓은 12개 조항의 입장문은 구체적 방안이 없이 모호한 내용으로만 채워져있다. 서방 진영은 “러시아군 철군 없는 휴전은 우크라 영토의 불법점령을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중국이 되레 러시아에 포탄과 드론 같은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중국이 중재 시늉만 낸 채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일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막상 역내 최대 안보 위협인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대북 제재를 규정한 유엔 결의안 등을 대놓고 무시한 채 안보리를 무력화시키고 있는 두 나라의 ‘유엔 헌장 수호’ 약속이 공허하다. 기본적 국제 규범조차 지키지 않는 권위주의 대국들의 결탁은 그래서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불붙은 무력충돌의 화염이 어느 순간 동북아를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몰려올지 모를 일이다. 단단한 대비가 필요한, 전례 없는 수위의 파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