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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대신 외국인이라 불리며 따돌림 당해” 러시아인 학부모들 피해 호소

“이름 대신 외국인이라 불리며 따돌림 당해” 러시아인 학부모들 피해 호소

Posted November. 23, 2018 07:25   

Updated November. 23, 201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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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인 어머니가 홀로 인천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의 피해자 A 군(14)을 키웠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재한 러시아인 사회가 술렁였다. A 군이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혼혈이란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이 나오자 ‘남 이야기가 아니다’란 러시아인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22일 프리마코바 타티아나 러시안커뮤니티협회 회장(39·여)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다른 러시아인들도 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했다는 호소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있는데, 주로 피부색이나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놀리는 괴롭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름을 부르지 않고 ‘외국인’이라고 부르며 따돌리는 식”이라고 말했다. 따돌림이 폭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외국인 학부모’라는 이유로 무시당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러시아인 B 씨는 “아이에게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임선생님에게 상담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인 남편이 다시 전화를 걸어 화를 낸 뒤에야 만나서 상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아이는 한국말도 잘하고, 김치도 잘 먹는다”며 “겉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안커뮤니티협회 등은 28일 서울 글로벌센터에 모여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9월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러시아인은 2만2781명이다. 한국계 중국인(32만5643명)과 미국인(4만3929명) 다음으로 많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