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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비어가는 저소득층 지갑

Posted December. 06, 2016 07:14   

Updated December. 06, 20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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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소득 하위 10%인 극빈층 가구의 3분기(7∼9월) 가처분소득이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소득 상위 10%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올 들어 가장 많이 늘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구조조정 여파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월 소득 기준 10개 분위 중 1분위(하위 10%)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71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6.0%가 줄어든 것이다. 가처분소득은 소득에서 세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 비소비 지출을 뺀 금액이다.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은 그동안 꾸준히 늘어나다가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1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2013년 4분기부터 매 분기 10% 내외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4.8%)에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2분기(―13.3%)와 3분기(―16.0%)에 하락폭을 키웠다.

 1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이유는 경기 불황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25.8% 떨어지며 사상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임시 일용직 일자리가 줄어든 게 직격탄이 됐다. 일용직 근로자는 지난해 2분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에 7.8%, 2분기에 6.5%가 각각 줄었다.

 1분위 가구의 사업소득도 같은 기간 16.8%나 줄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영세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은 것이다. 이로 인해 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일용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반면 소득 4∼10분위(상위 60%)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늘어났다. 특히 10분위(상위 10%)가구는 811만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이에 따라 3분기 기준 10분위와 1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 격차는 11.3배로 2014년(9.9배)보다 더 벌어졌다.

 김광기 경북대 사회교육학부 교수는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중산층 임금근로자가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하청업체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소득양극화는 당분간 계속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민우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