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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이케아, 한국선 ‘어린이 사망 서랍장' 버젓이 팔아

오만한 이케아, 한국선 ‘어린이 사망 서랍장' 버젓이 팔아

Posted July. 14, 2016 07:22   

Updated July. 14, 201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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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가 어린이 안전사고가 발생한 서랍장을 환불해 주겠다고 밝히면서도 해당 제품 판매는 계속하고 있어 ‘반쪽짜리 리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이케아코리아에 따르면 이케아는 ‘말름’ 서랍장 등 총 33개 서랍장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원하면 환불을 해주는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이 서랍장들은 국내에서 2014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10만여 개가 팔려나갈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 제품들은 벽에 고정시킨 뒤 사용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이를 따르지 않는다. 이에 따라 서랍을 열 때 당기는 힘에 서랍장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적잖다. 미국에서는 유아를 포함한 어린이 6명이 넘어진 서랍장에 깔려 사망했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벽에 고정시킨다면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는 제품이지만 소비자가 원하면 환불을 해주거나, 서랍장 고정장치를 무료로 보내주고 있다”고 밝혔다.

 판매를 계속하는 것도 문제지만 환불도 이케아에서만 사용 가능한 선불카드로 지급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권모 씨(35)는 “이케아코리아가 환불해 준다기에 전화를 걸었더니 이케아가 발급한 선불카드였다”며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는데, 이케아에서 다른 제품을 또 사라는 얘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이케아의 조치에 대해 한국의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라는 반발도 나온다. 이케아는 사고가 발생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환불 조치와 함께 해당 서랍장들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윤경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국 안전감시팀장은 “미국에서는 안전하지 않다며 판매를 중단한 제품이 한국에 오면 안전해진다는 것이냐”며 “안전 문제에 있어서 국가별로 차이를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이달 4일 이케아코리아를 대상으로 판매 현황 자료 등을 받아 리콜조치의 적정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국표원 관계자는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조사를 끝내고,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조치를 내리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