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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도쿄올림픽 유치위해 뇌물공세”

Posted May. 13, 2016 07:45   

Updated May. 13, 20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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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추문에 휩싸였다. 일본이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측에 거액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라민 디아크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83)의 비리를 수사하는 프랑스 검찰은 2013년 9월 도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기 전후 일본 유치팀이 그의 싱가포르 비밀계좌로 130만 유로(약 17억2500만 원)를 송금했음을 밝혀냈다고 영국 가디언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당시 디아크 전 회장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이었다. 싱가포르 비밀계좌의 실소유주는 그의 아들이지 IAAF 마케팅 컨설턴트였던 파파 마사타 디아크로 드러났다.

 프랑스 검찰은 디아크 전 회장이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도핑 테스트 결과를 눈감아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를 수사하다 2016년과 2020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의 비리로 수사를 확대해 이를 밝혀냈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유치 뇌물 스캔들로 큰 타격을 입은 IOC로선 다시 터진 대형 악재로 쇄신 압력을 받게 됐고 일본은 돈으로 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다는 비판에 시달리게 됐다.

 세네갈 출신의 프랑스 멀리뛰기 선수였던 디아크 전 회장은 1999년∼2015년 8월 16년간 IAAF의 수장(首長)을 지낸 체육계 거물이다. 1999∼2013년 IOC 위원을 겸임했고 2014년 명예위원이 됐다가 뇌물수수 추문이 불거져 지난해 11월 사임했다. 당시 30만 유로의 뇌물을 송금받은 계좌도 같은 싱가포르 비밀계좌로 밝혀졌다.

 디아크 전 회장은 자신의 두 아들 파파 마사타와 칼리를 IAAF의 마케팅 컨설턴트로 영입한 후 이를 창구 삼아 ‘검은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비밀계좌는 이언 탄 통 한이라는 인물 명의로 돼 있는데 그는 자신의 아들 이름을 ‘마사타’로 지을 만큼 파파 마사타와 가깝다. 이언 탄 통 한이 컨설턴트로 있는 ‘애슬레틱스 매니지먼트 앤드 서비스(AMS)’라는 회사는 IAAF 스폰서 계약 관련 전권을 지닌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의 자회사다. 디아크 전 회장은 임기가 끝나갈 무렵 덴쓰의 권한을 2029년까지 연장해주는 결정을 단독으로 내렸다. 의혹의 시선은 덴쓰로 쏠리고 있다.

 도쿄 올림픽 유치 과정을 책임졌던 일본 올림픽위원회는 해당 내용에 대한 가디언의 질의에 “홍보팀이 출장 중이어서 답변해줄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은 깨끗하게 이뤄졌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자체 조사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