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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무섭다, 오승환 돌직구

Posted November. 30, 201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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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대장 오승환(29삼성사진)이 27일 아시아시리즈 퉁이(대만)와의 경기에서 던진 공 13개가 일본 야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만 타자들을 돌직구로 꼼짝 못하게 만드는 장면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의 간판타자 우치가와 세이치는 29일 삼성과 소프트뱅크의 결승전을 앞두고 오승환이 (우리와의 경기에서) 등판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등판이 곧 일본의 패배라는 끝판대왕의 존재를 인정한 발언이었다.

일본이 오승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그가 보여준 강력한 카리스마에 있다. 오승환은 9회 등판해 최고 시속 152km 강속구를 던졌다. 퉁이를 열광적으로 응원하던 1만2000여 팬들은 잠잠해졌다. 오승환은 퉁이 세 타자를 상대로 삼진 2개를 포함해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결승에 선착해 삼성-퉁이전을 지켜본 일본 야구팬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일본의 야후저팬 등 인터넷 사이트에선 오승환을 향한 찬사가 쏟아졌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은 인상적인 투구다 이런 공은 치기 어렵다 일본으로 스카우트하자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통할 만한 강속구다 투구 폼이 특이해서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다는 등의 호평이었다.

올 시즌 세이브왕(47세이브)에 오른 오승환은 센트럴리그 구원왕 후지카와 규지(한신41세이브)와 비교 대상이다. 둘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이 주무기다.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정면승부를 한다는 공통분모도 있다. 오승환은 공을 던지기 전에 멈칫하다가 순간적으로 던지는 이중 킥모션을 한다. 후지카와는 상체를 극단적으로 앞으로 기울이는 다이내믹한 투구폼을 갖고 있다.

오승환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위해 2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시리즈를 계기로 일본 프로야구의 오승환 영입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무대에서 선동열(전 주니치KIA 감독) 임창용(야쿠르트)은 마무리 투수로 성공했다. 오승환의 상품성은 더 크다는 평가다.

하지만 오승환이 일본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변화구 구사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자재로 변화구를 구사하는 후지카와와 달리 오승환의 변화구는 직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유근형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