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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이제 전쟁할수 없는 나라가 아니다

Posted July. 14,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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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위기를 과장하며 무기전력을 강화해 왔다. 이미 일본의 군사력은 장비나 예산 면에서는 서방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자위대가 장교들만으로 구성돼 손발이 없는 데다 실전 경험이 없다는 점을 들어 당나라 군대에 불과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언제든지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고, 첨단 전자기술을 기반으로 한 각종 전자무기를 감안하면 일본의 전력은 세계에서 서너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보고 있다.

방위만을 위해 세계 최첨단 무기로 무장=일본이 요즘 생산하는 신형 전차와 장갑차는 대당 가격이 9억 엔(약 77억 원)을 호가하는 최첨단 무기다. 헬기도 공격용 아파치 헬기 89대를 포함하면 490대에 이른다.

해상자위대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은 이지스함 4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4척을 더 도입할 예정이다. 1척에 1조 원을 호가한다는 이지스함은 일본 해상자위대 간부의 말에 따르면 격침하려면 전투기 50대가 한꺼번에 달려들어야 한다는 무적의 전함. 이 밖에 해상자위대의 100여 대에 이르는 대잠수함 공격형 초계기 P-3C는 공대지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항공자위대가 보유한 F-15J 전투기 200여 대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자랑한다.

풀리는 자위대의 족쇄들=자위대가 방위만을 위해 존재하는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 자위대를 묶고 있던 금제들이 하나하나 풀리고 있는 것.

일본은 그동안 북한 위협 등을 내세워 전쟁 대비법인 유사() 3법을 만든 데 이어 육해공 3자위대의 통합 운영,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군사력 증강을 꾀해 왔다. 무기수출 3원칙을 일부 해제하고 국제 평화를 내세워 자위대의 해외 파견도 확대해 왔다.

6월 9일에는 일본 보수파의 숙원인 방위청의 성() 승격 법안이 각료회의에서 결정돼 국회에 제출됐다. 현재 내각부의 외청으로 돼 있는 방위청을 독립시켜 성으로 승격하고, 방위청 장관을 방위상으로 변경하도록 한다는 내용. 일본 정부 여당은 올가을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평화헌법 개정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집권 자민당은 2005년 군대 보유를 명문화한 헌법 개정안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일본은 이와 별도로 자위대를 언제 어느 때나 해외에 파병할 수 있는 항구법 제정도 검토 중이다.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 날개 달아주는 북한의 위협=여기에 더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일본의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게 할 전망이다. 일본은 이미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핑계로 MD 체제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등 첨단 군비 증강을 서두르고 있다.

당장 2008년 3월 말로 예정됐던 MD 시스템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엇 미사일3(PAC3) 3기를 예정보다 앞당겨 내년 중에 실전 배치하고 내년부터 2010년까지 스탠더드 요격 미사일(SM3)을 도입해 이지스함 4척에 장착할 계획이다.

이 밖에 PAC3 1기를 올해 말까지 항공자위대가 있는 사이타마() 현 이루마 기지에 배치할 계획이고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포착하는 신형 감시 레이더인 FPS-XX 4대의 도입 시기도 당초 2008년에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10년까지 대북 독자정찰체계 구축을 목표로 8기의 군사용 첩보위성을 띄우는 작업도 병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상식이 돼 있다. 일본은 핵보유국이 아님에도 세계 4위의 플루토늄 보유국(40t)이다. 여기에 3월 31일 시험 가동에 들어간 아오모리() 현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을 통해 내년 8월부터 매년 4t이 넘는 플루토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플루토늄 5t이면 핵무기 1000여 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최근 일본이 보여 주는 우경화 분위기로 볼 때 이 플루토늄과 핵 기술은 언제든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방위성을 갖고 군대를 보유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 일본이 선제공격에 나설 날도 언젠가는 도래할지 모른다.



서영아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