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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영 부산시장 자살 파장

Posted February. 04, 200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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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돼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안상영(65) 부산시장이 4일 자신의 감방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오전 1시5분경 부산 사상구 주례동 부산구치소 2층 병사 10호실에 수감 중이던 안 시장이 러닝셔츠를 찢어 만든 끈으로 1.9m 높이의 선풍기 걸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순찰 근무자가 발견했다.

안 시장은 지난달 29일 부산 동성여객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가 3일 오후 1시경 부산구치소에 재수감됐었다.

안 시장은 3일 관식을 먹고 독서 등을 하며 평소와 같이 시간을 보내다 구치소 직원에게 장거리 여행을 했더니 피곤해 일찍 자야겠다고 말하고 오후 8시경 잠자리에 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안 시장이 뇌물수수 사건 선고공판을 앞두고 새로운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나자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법무부와 부산지검 관계자로 구성된 진상조사팀(팀장 이철희 검사)은 이날 부산구치소를 조사한 뒤 안 시장의 방에서 10쪽짜리 3권 분량의 편지지와 일기장, 비망록 등이 발견됐으나 유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자세한 내용은 유족과 함께 검토한 후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안 시장이 수감된 병사는 침대 없이 매트리스만 깔린 1.7평 남짓의 독방으로 야간에도 항상 불이 켜져 있고 내부를 환히 볼 수 있는 아크릴로 된 창문이 설치돼 있다. 이날 오후 8시 이후에도 당직근무자가 있었으나 안 시장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져 구치소측의 관리 소홀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부산시는 유족측과 협의, 안 시장의 장례를 8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부산시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안 시장이 자살함에 따라 후임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6월 10일 치러진다.

안 시장은 서울 진흥기업 전 회장 박모씨(72)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해 10월 16일 부산지검에 구속돼 재판을 받아오다 최근 동성여객 사장 이광태(48구속)씨 등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조용휘 석동빈 silent@donga.com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