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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위협' 왜 강조하나

Posted April. 01, 20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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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발() 북한 위협론이 또 나오는 걸 보니 봄철이 됐나 보다.

토머스 슈워츠 한미연합사령관이 27일 미 상원 군사위에 출석해 북한의 위협은 지난해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증언하고, 데니스 블레어 미 태평양사령관이 상원 세출위에서 북한이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으며 개량형 스커드미사일 600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군사전문가들이 하는 말이다.

북한 위협론은 해마다 미 의회가 다음해 국방예산을 심의하는 이맘때쯤이면 늘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인 데다 이로 인해 간간이 국내 정치권에서 논란거리가 된다.

북한 위협론의 실체는?

슈워츠 사령관 등의 발언이 자칫 한미간 대북 위협 평가에 대한 시각차를 노출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비해 국방부는 30일 한미간에 정보 평가상의 차이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방부는 북한의 위협이 더 크고(Bigger) 더 향상됐으며(Better) 더 가까워지고(Closer) 더 치명적(Deadlier)이라는 슈워츠 사령관의 발언 근거를 2000년 국방백서와 국회보고 등을 통해 공개된 북한 정보를 들이대며 조목조목 해명했다.

우선 Bigger는 99년 미그21기 40대 도입 T62 천마호 전차 생산 소형잠수함 추가 건조 등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Better는 99년 서해교전 이후인 지난해 동계와 하계에 이뤄진 기계화부대의 대규모 훈련 등 공개된 사실이라는 것. Closer와 Deadlier도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에 1개 전차군단, 2개 기계화군단, 2개 포병군단의 전진 배치 전후방 지역의 미사일 갱도진지 유지 등이며 모두 언론에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또 블레어 사령관이 밝힌 북한 스커드미사일 보유 숫자도 5년 전인 96년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공군에 의해 이미 보고된 내용이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말이다.

강성()발언 왜 나오나?

전문가들은 슈워츠 사령관은 북한의 위협을 강조한 데 대해 발언 장소가 미 의회의 예산심의 자리라는 점을 꼽는다. 한미연합사령관의 봄철 의회 증언은 주한미군 예산을 좀더 넉넉히 확보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과 군사력 증강을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또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출범과 연관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구축을 위한 명분 축적 등 대외 군사정책을 돌아볼 때 북한의 위협 증대는 충분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군산 복합체인 미국이 한국에 고가무기를 팔기 위한 고도의 압력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