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02대도…인도 불법주차 1만5000건 신고한 시민 [e글e글]

최재호 기자2025-11-26 1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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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신고한 동성로 불법 주차 차량.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대구 변화가에서 인도를 가로막은 불법 주차 차량들을 신고해온 시민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그는 2023년부터 현재까지 1만 5000건 이상의 불법주차를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구 동성로 인도 주차 평일이라 50대 밖에 없네요’라는 제목의 글과 불법주차 차량들을 찍은 사진들이 올라왔다.

하루에만 102대 신고…총 1만 5466건

글쓴이 A 씨는 2023년 11월부터 비슷한 내용의 글을 커뮤니티에 올려왔다.  11월 현재까지 1만 5466건의 불법 주차 차량을 신고했다.

날짜와 신고한 차량들은 다르지만 그는 항상 대구 동성로에서 불법 주차 차량들을 찍어 올렸다.

A 씨는 이날 불법주차 차량 50대를 안전신문고에 신고했고 지난 23일엔 102대를 신고완료했다고 밝혔다.

그가 찍은 사진들은 모두 동성로 도로 옆 인도에 불법 주차한 차량들이다. 시민들은 불법 주차차량 때문에 비좁은 틈으로 걸어가거나 틈마저 없을 경우 차도를 걷기도 했다. ‘소화전 5m 이내 주·정차 금지’ 등 소방법 자체를 위반한 차량도 있었고, 공용 주차장 바로 옆 인도에 세워둔 얌체 운전자도 있었다.

A 씨가 신고한 불법주차 차량 신고내역.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유모차 끌고 지나가기 힘들어”…차주 적반하장 

A 씨는 불법 주차 근절에 나선 이유에 대해선 “유모차를 끌고 인도를 지나가려는데 차량이 떡하니 서 있어서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며 “비켜달라 하니 차주가 ‘유모차를 차도로 내려서 지나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 뒤로 인도에 불법 주차 차량만 보이면 전부 신고했고, 신고 차량들은 과태료를 물게됐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동성로 주변은 정말 불법 주차 차량 지옥인데 이런분들이 계셔서 변화가 보이는 것 같다”, “대구 주민으로서 항상 답답했는데 이런 영웅이 있다는게 자랑스럽다”, “계속 신고해달라. 언젠가는 바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호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계속 신고하다가 협박 받으실 것 같아서 걱정이다”, “항상 몸 조심하시길 바란다” 등의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