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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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난 한 날


이혜용(76년 경기 김포 출생, 추계예대 문예창작과 4년 재학)


 가을 운동회가 생각난다.
 달리기 시합을 하기 위해 아이들이 길게 줄을 섰다. 설레임속에 재잘거린다.
 출발선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는 아이들,'땅'소리에 운동장을 돌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뛰어나간 아이가 따라오던 아이의 발에 걸려 넘어진다. 또 다른 아이는 자꾸 주위를 둘러본다. 코너를 돌며 몸싸움도 있었다.
 차례대로 골인을 했다. 일등을 한 아이는 그다지 빠른 아이가 아니다.
 달리기 시합에서 일등을 하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나는 늘상 등외를 하거나 가끔씩 삼등을 해서 공책 한 권을 상으로 받아오곤 했다. 팔뚝에 선생님이 찍어주신 삼등도장을 운동회가 끝난 다음 날까지 지우지 않았던 아이,당선소식을 들은 날 나는 팔뚝에 일등도장을 받아 기뻐하는 아이처럼 보였다. 나는 또다시 운동회가 끝난 후처럼 도장자국을 지우지 못할 것이다.
 내가 처음 아동문학회에서 동시를 썼을 때에는 아이들을 위해서 뭔가를 하겠다라는 큰 뜻은 없었다. 왠지 동시를 짓고 나면 시원한 청량음료를 마신 기분이었다. 단지 이제는 동시를 쓰는 것이 내 갈증을 달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설레임 보다는 무거움이 더 크다. 그러나 움츠러들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들의 선생님이 될 생각은 없다. 단지 또래로서 같이 달릴 것이다. 두리번거리지 않고 열심히 뛰어 다시 한번 골인하고 싶다.
 끝으로 나에게 길을 열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함께 뛰었던 팔랑개비 아동문학회 회원들과 이준관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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