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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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시간
유경환(동시 작가) , 노경실(동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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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용 원고가 있다 라는' 말을 들어 봤지만, 응모원고의 무게가 이에 답하는 듯하다.
문학에 대한 경건치 못함, 작가의 길을 왜곡되게 생각하는 교만, 그리고 시대 앞에서의 혼란과 자신에 대한 부정직성…. 이런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 엄숙하다 싶을 만큼 치열한 글쓰기의 모습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중량감으로 다가왔다.
동화 부문에서는 정연철씨의 <국화빵 사랑>(정연철)이외에 당선작이라고 소리 높일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이 작품은 좋은 작품들의 공통적인 미덕을 갖추었다. 탄탄한 구성과 군더더기가 없는데도 건조하지 않고 녹녹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문장. 전혀 억지스럽지 않게 독자의 공감을 받아내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여느 기성작가보다 돋보였다. 가난한 집안의 힘없는 부모의 아들, 게다가 겨울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따끈한 국화빵을 살짝 떼어 삐쳐 나온 단팥과 함께 아버지 입 속에 넣었다"라는 마지막 문장처럼, 마음 한구석에 하얀 설탕과는 다른 질리지 않는 달콤함, 그러나 아이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서러움의 눈물이 섞여진 짭짤함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덕목이다.
하지만 이와 맞겨룬 하인혜씨의 동시 작품의 어깨가 조금 더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하씨가 응모한 11편 중 5편은 '동시가 다룰 수 있으며, 또 다뤄서 마땅한 소재'를 설득력 있게 형상화한 점에서 작가로서의 솜씨가 돋보였다. 또 당선작은 이번 동아일보 신춘문예가 기준의 동시 분야와 동화 분야를 '아동문학'으로 합치면서, '아동'문학이자 아동'문학'으로서 격을 갖추어야 함을 강조한 취지에도 부응했다.
<내가 부르면> 같은 작품에서는 동시로서의 압축미가 돋보일 뿐 아니라, <할머니의 시간>이나 <시골집은 누가 지켰나> 같은 작품은 마치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한 속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심사위원은 이 작품이 아동문학의 지위를 높이는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는 결론에 쉽게 동의했다.
하씨가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제3세대의 선두 주자가 되리란 기대를 거는 까닭은 당선작 면면이 충분하게 증거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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