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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희
△1959년 전북 익산 출생
△원광대 경영학과 석사
△익산농협 북일지점장


시조교실 수업에서 들은 시조 한 편이 오늘의 당선소감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김재현 선생님의 풍경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글쓰기를 그만두겠다고 절망했던 적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요. 누구나 좌절할 수 있다며, 그 좌절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도록 이끌어 주신, 한 명에게라도 시조를 가르치시고자 하루에 7시간 소요되는 먼 길을 달려오시는 양점숙 선생님의 열정은 시조를 모르던 제게 빛과 같았습니다. 수업은 언제나 흥미진진했습니다. 시조가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 시조는 누구라도 쓸 수 있다는 걸, 나이가 많은 사람도, 초등학교 1학년 아이도 쓸 수 있다는 걸 이렇게 알게 됐습니다.

모국어를 배우고 익히고 말하고 쓴 지 60년이 다 돼 가는데, 나는 아직 무엇을 쓰고 어떻게 말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 말, 우리글이 가지고 있는 그 무궁무진한 세계를 우리 고유의 정형시 시조에 맛깔스럽게 담아내고 싶습니다.

죽었을까 들여다 본 겨울나무가 새파랗게 깨어나 솜털 보송보송한 새잎을 내는 것을 봅니다. 신춘(新春)이란 그렇게 사그라졌던 것을 다시 살려 숨쉬게 하는 뜻은 아닐까요?

꿈을 꾸었습니다. 옥동자를 낳았고 좋은 황토 땅을 보았습니다. 로또 사야 한다는데 로또보다 더 행복한 선물을 제게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더욱 더 진심을 다하라는 채찍으로 받고 첫 마음을 잃지 않겠습니다. 이 시대의 든든한 버팀목인 민족신문 동아일보에서의 당선소식은 너무나 값집니다. 90여 년 신춘문예의 기록에 제 이름도 올려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시조 한 수로 아침 인사를 나누고, 시조 한 수로 사랑의 말을 나누고, 시조 한 수로 그리움을 남긴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시조가 세계적인 공용어가 되기를 감히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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