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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형
△1982년 서울 출생
△강남대 국문과 졸업
△건국대 국어교육과 석사


   유일한 것이 있다고 믿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런 것은 꼭 아픈 몸으로 나타나 사라지거나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곤 했습니다. 그리고 허물지 못할 믿음, 시가 저와 있습니다. 제게 닿아있는 시는 저를 빈 방에 두는 손과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과 침묵에 대해서 얼마나 머물러 살아야 하는 것일지, 빈 몸을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시선은 매우 조그마한 것들에 있어서 불온한 것들을 향해 마음이 늘 쓰였습니다.

마주하고 있는 것을, 손 위에 오른 것을, 모를 곳에서 날아온 날짐승의 몸을, 빛이 쏘고 떠난 빈 뜰을 불러들이고 싶습니다. 우리가 희미하지만 함께 있다는 사실을 시가 알려줄 것이라, 작게 열린 길을 더듬어 갑니다.

살아온 것이 놀라워서 오늘도 고요히, 하나님께 온 마음으로 감사합니다. 머물고 있는 것이 평안인지 신의 부재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던 저에게, 부드러운 손이 내려와 어딘가를 쓸고 갔다는 느낌으로 앉아있습니다. 오늘의 저는 기쁘고 또 기쁩니다.

사랑이 넘치는, 존경하는 엄마 아빠, 항상 고맙고 미안한 언니, 반짝이는 조카 민유와 오빠, 새언니, 제가 가진 것이 무엇일까요. 무엇이든 한아름 안겨주고 싶어요. 나와 닮은 친구, 은영 언니, 해선, 희연, 선정, 골목길을 돌며 만날 때마다 큰 위로를 얻어요. 고마워요.

나의 아름다운 김행숙 시인, 투명해서 바람결에 만나보는 이원 시인, 나의 선생님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목소리가 식지 않도록 오늘도 자꾸, 계속해서 쓰겠습니다. 새로운 호명이 되겠습니다.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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