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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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우·권혁웅 문학평론가


  비평은 늘 해명해야 할 작품을 필요로 하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기도 하다. 비평이 고유한 논리와 구조와 미학을 갖고 있지 않으면 선행 텍스트의 논리와 구조와 미학에 이를 수 없다. 이 점에서 비평은 늘 자의식적이다. 자의식이 부족한 비평은 대체로 성글고 거친 일반론에 의지하거나 작가의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재진술)하는 데 그친다. 이런 응모작들을 제하고 나니 최종적으로 두 편이 남았다.

김정현의 ‘바벨탑, 몬스터, 디오니소스의 악(惡/樂)―조연호 암흑향 론’은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조연호의 최근 시집을 본격적으로 다룬 평론이다. 주로 니체에 기대어 조연호의 시를 읽었는데 둘의 근친성을 생각해본다면, 혜안이라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니체의 목소리가 너무 커져서 어느새 조연호의 목소리를 덮어버리고 말았다. 조연호 시의 고유성을 밝히는 데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성주의 ‘상실된 질서와 두 개의 음(音)’은 박판식과 조연호의 시를 비교한 평론이다. 적절한 비교 진술이 선사하는 쾌감이나, 섬세하고 단아한 문장들이 엮어내는 논리의 정교함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론 불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두 텍스트가 비교, 대조를 허락할 만큼 등가적인가(두 텍스트는 오히려 영향관계에 있다), 지나치게 토막 난 인용문들은 자의적인 취사선택의 결과가 아닌가(시행 차원의 사유도 있으나 그 이상의 단위에서만 짐작 가능한 사유도 있다) 하는 의심을 다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장점이 워낙 컸다. ‘상실된 질서와 두 개의 음(音)’은 그 자체로 좋은 작품이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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