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2017
2016
2015
2014
2013
2012
2011
2010
2009
2008
2007
2006
2005
2004
2003
2002
2001
2000
1999
1998






김철리 연출가·배삼식 극작가

  올해 응모작들은 예년에 비해 대체로 수준이 높았다. 희곡이 지녀야 할 기본적 형식을 탄탄히 갖춘 작품들이 많았다. 작품의 완성도는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자신이 대면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만큼은 모두 치열하고 진지했다. 귀한 재능, 아까운 작품들이 제법 있었다. 희곡 한 편이 완성되는 과정은 길고 지난하다. 귀한 씨앗들이니 쉽게 버리지 마시기를. 오래 보듬어 잎도 보고 꽃도 보고 열매도 보시길 바란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서 논의한 작품들은 김하울의 ‘숨쉰 채 발견되다’, 정민지의 ‘아이들’, 박세일의 ‘잉어’, 박선의 ‘물의 기억’ 등이다. ‘숨쉰 채 발견되다’와 ‘잉어’는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좋았다. 강렬한 극적 에너지가 돋보였지만 그만큼이나 인물과 상황 설정에 있어 작위가 두드러진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아이들’은 무정형의 비사실적 세계를 형상을 통해 구체화한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벼리지 못한 듯해 아쉬웠다.

   좋은 작품은 우리를 매혹한다. 매혹 앞에서는 군말이 필요없다. 심사위원들에게는 ‘물의 기억’이 그러했다. 이 이야기는 아름답고 견고하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고 그것을 풀어놓은 솜씨 또한 뛰어나다. 문학성과 함께 무대에 대한 이해, 연극적 상상력을 갖추었다. 귀한 재능이며 드문 목소리다. 심사위원들은 반가운 마음으로 이 작품을 올해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Copyright 2002 donga.com. E-mail.sinchoon@donga.com
Privacy policy.